서울시-무신사, 봉제 일감 창출·K-패션 차세대 브랜드 육성 위해 맞손

윤현중 기자

news@dokyungch.com | 2025-12-06 17:43:21

[도시경제채널 = 윤현중 기자] “요즘 일감이 줄어들어 공장 운영이 막막했었는데, 무신사로부터 7천 장 신규 수주 소식을 들은 뒤 직원들 표정이 오랜만에 밝아졌습니다. 서울시가 무신사와 직접 연결해주고 초기 수주부터 납기까지 꾸준히 컨설팅해 준 덕분에 저희 같은 작은 공장도 성공적으로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동대문 봉제업체 ‘엘리제레’ 김규순 대표의 하소연은 서울시와 무신사가 손잡은 이번 협약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서울시는 5일 무신사 성수동 본사에서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신진 디자이너와 우수 봉제업체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K-패션 유망 브랜드 30개를 발굴·육성해 생산부터 브랜딩, 판매까지 전주기 지원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12월 5일 오전 10시, 무신사 성수동 본사에서 서울 패션봉제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린 가운데,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우)과 박준모 무신사 대표(좌)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최근 패션산업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신진 브랜드들이 브랜딩과 마케팅 역량 부족으로 성장의 한계를 겪고 있다. 동시에 해외 저임금 국가로 생산이 이전되며 서울 봉제업체들은 일감 감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 봉제업체의 86%가 4인 이하 영세 규모이며, 종사자의 80%가 50대 이상으로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시와 무신사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 무신사 플랫폼 입점 브랜드와 서울 봉제업체 간 일감 연계 플랫폼 활성화 ▲ 차세대 유망 K-패션 브랜드 공동 육성 ▲ 봉제산업 전반에 대한 상생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누구나 손쉽게 봉제업체 검색·상담·일감 의뢰가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무신사는 이를 1만여 입점 브랜드에 홍보해 확산을 이끌 예정이다.

앞서 시범사업으로 무신사 자체 브랜드 여성 의류 7개 품목, 7천 장이 동대문 봉제업체에 수주되며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서울시는 이를 기반으로 봉제업체의 안정적 일감 확보와 판로 확대, 연관 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무신사 역시 공급망 리드타임 단축과 품질관리 강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주용태 경제실장은 “K-패션의 경쟁력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봉제 장인의 정교한 기술력이 결합될 때 완성된다”며 “일감 감소와 성장의 벽에 직면한 패션·봉제업계를 위해 실효성 있는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신사 박준모 대표 역시 “서울시와 힘을 합쳐 지역 내 패션 생태계 활성화와 유망 브랜드 발굴을 통한 상생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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