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훈의 세상읽기] AI 휴머노이드와 노동의 미래
도시경제채널
news@dokyungch.com | 2026-02-02 09:11:07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던 2026 CES에서의 단연 최고의 주목을 끌었던 대상은 현대차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였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정교한 동작에 피지컬 AI의 정수를 보는 듯했다. 아틀라스를 선보인 이후 현대차의 주가는 며칠간 급상승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현대차노조가 “노사합의 없이 로봇 도입은 단 한 대도 들일 수 없다”고 반대하자 상승 기조는 급격히 꺾여버렸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한 대에 2억원 정도의 아틀라스를 3만대 양산해 미국 생산 현장부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매일 16시간씩 2명 몫의 일을 한다면 1년 만에 투자비는 충분히 뽑을 수 있고, 쉬지 않고 일할 경우, 인간에 비해 5배나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통한 지식 및 정신노동을 넘어 인간의 육체적인 노동까지 자연스럽게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에 대한 불만, 갑작스런 이직,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도 없으면서 인간의 일을 더 잘 처리하는 휴머노이드는 매력적인 생산 수단이다.
이제 노동자들은 열악하고 저임금의 노동 현장으로 내몰려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것은 아닐까? 현대차노조가 우려하는 바가 터무니 없는 것도 아니다. 현대차 사측은 ‘로봇은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는다’며 반복적이고 위험하거나 기피되는 작업은 로봇이 맡고, 로봇 운영·관리, 품질 검증, 공정 데이터 관리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역할은 사람이 맡는 협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조의 반대 기조는 강경하다. 문득 2025년 3월 백악관에서 정의선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배석한 자리에서 2028년까지 약 210억 달러(3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결정이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영향력과 전혀 무관하다고 누구도 단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AI를 비롯한 휴머노이드의 도입은 노동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게 된다. AI 등 IT 기술은 생산방법의 효율과 혁신을 가져와 경제의 총요소생산성(TFP)도 상승하게 된다. 현재의 AI 역량으로도 향후 10년간 노동생산성은 1.8%포인트 증가한다는 앤트로픽(Antropic) 보고서의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존의 고용을 대체하는 효과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어느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는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을 것이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AI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을 길러야 할 것이다. 기존업무에 새로운 도구와 사고방식을 도입해 전문성 및 업무 범위를 확장하는 직무의 고도화(Upskilling)와 근본적으로 커리어를 새롭게 설계하는 직무의 전환(Reskilling)이 필요하다. 자신의 직무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하여 더 의미있는 일로 바꾸는 직무재설계(Job Crafting)를 통해 업무방식과 내용은 물론 협업의 방식과 관계, 일에 대한 의미도 스스로 조정해 나가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이 문제는 개인 차원에서만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과제이므로 회사와 조직의 선도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AI와 로봇이 가져올 인간과 노동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과 범국가적인 대책 마련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 현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법에는 로봇을 도입하는 것이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해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독일의 사례처럼 고용보장 기간, 전환 배치 및 재교육체계, 도입 공정 선정 기준 등에 대해 합의를 하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 노동의 대전환 시기에 국가적 리더십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 기술 발전에 뒤처지지 않도록 뒷받침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에 있다.
챗GPT5.2에 로봇 휴머노이드 도입에 따른 효과와 노조의 반대 등의 현재의 상황에 대한 시사점과 대책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에 챗GPT는 “갈등의 본질은 ‘로봇 vs 인간’이 아니라 ‘미래 산업에서 노동의 위치’이며,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기술이 아니라 거버넌스와 신뢰”라고 답했다. 결론적으로 기술 혁신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간 노동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가’라는 사회적 문제라는 것이다. 앞으로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고민을 다시금 하게 하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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