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15 대책’ 시행 1년, 서울 집값 ‘상향 평준화’ 심화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10-16 16:29:30

강남 ‘주춤’에 강북 ‘급등’…서울 아파트값 88주 연속 상승
‘6억원 대출’ 규제로 15억원 이하 쏠림…국평 전세 10억원 돌파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를 쏟아낸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강남권 상승세가 주춤해진 사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강북과 외곽 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수도권 전반의 집값을 밀어 올리는 ‘상향 평준화’ 현상이 심화돼 집값 안정화와 거리가 먼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88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탄역 주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발표된 10·15 대책은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9·7 공급대책에 이어 과열된 주택시장을 잡기 위해 투입된 종합 규제책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과천·분당·수지·광명 등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수 시 2년간 실거주 의무와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부여됐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5억원 이하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대폭 제한해 고가 주택의 자금 조달을 조였다.

하지만 대책 시행 1년 뒤 시장은 정부의 기대와 판이하게 흘러가고 있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기세가 꺾인 반면 대출 한도(6억원)를 활용할 수 있는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서울 전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성북구 아파트값은 15.68% 뛰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서대문구(13.26%), 강서구(12.59%), 구로구(12.45%)가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전체 누적 상승률(8.49%)보다도 현저히 높다.

실제로 14억원 안팎이던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는 최근 18억~20억원 수준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경기지역 상승률 1위(20.72%)를 기록한 분당구 역시 판교·정자동 일대 주요 단지 국민평형 매매가가 20억원을 잇달아 돌파했다.

전셋값의 가파른 상승도 매매가를 끌어올린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8.55% 올랐다. 2년 실거주 의무화로 전세 매물이 잠기면서 성북구·동대문구 등 강북 중하위권 지역에서도 국평 전셋값이 10억원을 돌파하는 기현상이 잇따랐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실거주 강요 정책 탓에 임차인들이 전셋집에서 쫓겨나고, 비싼 월세를 내느니 대출 6억원이 나오는 15억원 이하 집을 구하러 외곽으로 몰리면서 집값이 올랐다”라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규제지역 지정만으로는 아파트 선호 현상을 막기 어려웠다”라고 분석했고,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공급계획 등이 효과적으로 이어지지 못해 집값 안정 효과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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