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매출 의존도 높지만, 수수료 부담은 여전히 ‘폭탄’”

김학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5-12-18 16:17:10

서울시, 배달앱 ’상생지수’ 첫 공개
소상공인 매출의 60.5% 배달앱에서 발생…점주 95% 수수료 부담느껴

[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서울시가 배달플랫폼과 소상공인의 거래 관계를 진단하기 위한 ‘상생지수’를 18일 처음 공개했지만, 조사 결과는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수수료·광고비 부담도 심각하게 누적되고 있다는 현실을 다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서울시가 실시한 체감도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매출의 60.5%가 배달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방(홀) 매출 비중 23.7%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배달앱이 이미 소상공인의 생존을 좌우하는 ‘주요 판매채널’이 됐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매출 기여도와는 별개로 점주의 95%가 수수료가 부담된다고 응답해,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비용 압박도 커지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배달앱이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비용 부담 완화는 여전히 시급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주문 금액별 수수료 비중. 배달의민족ㆍ쿠팡이츠ㆍ요기요ㆍ땡겨요 4개사 평균 수치 /서울시

이번 평가 과정에서 소상공인의 부담 요인이 구체적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문제는 정산내역이 지나치게 복잡해 비용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클릭당 과금 방식의 광고비는 상위 노출 경쟁이 심화될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로 총 주문금액의 20.8%를 광고비로 지출한 매장도 확인됐다. 이는 매출이 늘어도 남는 돈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의미한다.

                                                    AI로 생성한 소상공인 이미지

플랫폼별 체감지표에서도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는 정산 투명성 부족과 광고비 부담이었다.‘땡겨요’는 전반적 만족도는 높았지만 주문관리 시스템 편의성이 낮아 개선이 필요했다. ‘요기요’는 광고비·배달정책은 긍정 평가를 받았으나 정산 주기와 상생 프로그램 체감도가 낮았다.

‘쿠팡이츠’·‘배달의민족’은 앱 편의성은 높았지만 수수료 산정 기준·정산내역 공개 등 투명성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이번 상생지수가 플랫폼을 평가·서열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의 실제 부담을 객관적으로 드러내고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한 첫 시도라고 강조했다. 조사 과정에서 플랫폼사 의견을 사전 수렴했고, 소상공인·전문가 의견도 반영해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체감도 조사를 병행해 수수료 부담과 불공정 경험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배달앱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제도적으로 들여다본 첫 공식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배달플랫폼이 소상공인 매출과 직결되는 필수 플랫폼이 된 만큼 공정한 거래관계 형성이 중요하다”며 “플랫폼사와 함께 실질적으로 경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배달앱이 소상공인의 생존 기반이 된 현실 속에서 수수료·광고비 부담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핵심 문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상생지수는 그 문제를 제도적으로 드러내는 첫 출발점일 뿐, 앞으로 수수료 구조 개선과 광고비 규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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