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음악으로 기억을 잇고, 미래 가치를 열다 (황희정의 도시이야기)

황희정의 도시이야기 칼럼니스트

news@dokyungch.com | 2025-10-01 17:03:45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5

[도시경제채널 = 황희정 칼럼니스트] 지난 8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5’는 20주년을 맞았다. 3일간 15만명이 왔다갔으며 매년 유사한 수치로 관객이 찾는 명실상부 한국 록 축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음악축제로 도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힘을 보여주는 현장이라 할 만 하다.

오늘날 우리 도시들은 성공적인 사례에 힘입어 앞다투어 음악 축제를 개최하고 브랜드를 구축한다.

인천 외에도, 통영국제음악제, 평창대관령음악제, 자라섬재즈페스티벌과 같이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국제적 규모로 인정받고 있는 행사도 있고, k팝의 국제적 부상과 함께 공연장과 해당 지역이 하나의 브랜드로 급부상하기도 한다. 

서울은 KSPO돔(올림픽체조경기장)과 고척스카이돔을 기반으로 세계 아티스트들의 필수 투어지가 되었고,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은 ‘고양콘’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는 등 새로운 k팝의 성지로 떠오른다.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도 개장 직후 해외 슈퍼스타들의 공연이 활발하다. 

이와 더불어 대중음악계는 k팝 전용 대형 공연장 건립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자체는 각종 공연과 축제 개최 등 인프라 확장에 앞장선다.

공연과 축제는 지역 이미지를 강화하고 관광과 소비를 유도한다. 그리고 k-컬쳐의 국제적 부상으로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그러나 지나친 중복 투자와 단발성 흥행은 공공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콘텐츠 부족과 접근성 등의 문제를 양산하는 문화시설의 건립 실태, 전시성 이벤트 등의 문제가 종종 노출되고 있으며 지역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공연인프라 조성과 지역 격차를 최소화한 인프라 확대를 강조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인천을 눈여겨볼만하다.

인천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지속적인 개최와 인천 아트센터, 영종 아레나 등 공연시설과 각종 공연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 ‘도시재생’ 측면에서 또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은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개최지로는 잘 알려져 있으나, 인천이 과거 대중음악이 유입되고 밀도 높게 전개된 주 무대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883년 개항 이후 인천항을 통해 서양음악이 빠르게 유입되었고 초기 서양음악의 교육과 연주가 이루어졌으며, 한국전쟁 후 부평 신촌 일대 주한미군 군수지원 사령부 (애스컴 ASCOM) 주변에서 클럽을 통해 재즈, 로큰롤 등 서양 대중음악과 연주문화가 활발히 유입되었다. 당시 부평 지역 클럽 수는 서울 용산보다 많았다고 한다. 신포동, 동인천 일대에서도 라이브클럽과 대중공연장이 활발히 운영되기도 하였다. 

인천시는 ‘인천의 가치 재창조’라는 정책적 목표 아래 이러한 대중음악과 관련한 인천 문화자원의 가치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인천은 부평 미군기지 반환에 따른 이전적지 중 일부에 한국대중음악자료원 유치를 도모하고, 대중음악을 주제로 한 둘레길 조성, 축제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개항장 일원에서는 라이브 로드 페스타를 개최하여 과거 음악의 무대를 되살리는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인천 개항기부터 오늘날 k브랜드까지 이어지는 대중음악을 인천의 로컬 브랜드화하여 인천의 도시이미지를 강화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려는 시도이다. 과연 이러한 시도가 강력한 인천의 로컬 브랜드를 만들어낼 지, 또다른 인천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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