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하락·외곽 상승…서울 주택시장 '탈동조화' 현상 뚜렷

유주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29 10:26:07

강남3구 내려도 기존 중하위권은 '꿋꿋'…8주 누적상승률 1위는 성북구

[도시경제채널 = 유주영 기자] 서울 강남3구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성북구·노원구 등 중하위 지역은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탈동조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이 가격을 선도한다'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전경 / 연합뉴스 자료사진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서울 동남권(강남3구·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확인된 1월 넷째 주 이후 8주간 누적 0.07% 하락했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0.46%, 송파구가 0.19% 내렸고 서초구는 0.04% 상승에 그쳤다. 이들 지역은 2월 넷째 주 하락 전환한 뒤 5주째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성북구는 2.12%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서구(2.00%), 영등포구(1.86%), 관악구(1.80%), 구로구(1.72%), 중구(1.71%), 동대문구(1.70%), 서대문구(1.69%), 노원구(1.56%)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대부분 지난해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15억 원 이하 중저가 매물이 많은 지역이다.

이전 상승기에는 강남3구 가격이 오르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차상급지로 수요가 옮겨가고 서울 외곽과 인접 경기도 지역까지 가격 상승세가 퍼지는 흐름이 반복됐다. 하락기에도 강남3구가 먼저 떨어지면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시장 전체로 하락세가 전이됐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강남3구와 용산구·강동구·동작구·성동구 등 한강벨트권에 냉기가 도는 반면 성북구·노원구 등 중하위 지역은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며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 대비 18.67% 오르며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전국 평균(9.16%)을 웃돌았다.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시장 참여자들의 뚜렷한 세대·자산 격차에서 비롯한다고 분석한다. 강남3구 하락의 배경으로는 5월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만료에 따른 급매물 출회와 함께 보유세 부담을 우려한 고가 1주택자들의 매도세가 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강남3구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당장 늘어난 보유세 납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보유 주택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보유세를 낼 현금이 부족한 고령자들이 '주거 다운사이징'을 통해 매도에 나서면서 강남3구 가격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저가 지역 매수세는 30·40대 맞벌이 가구가 주축이다. 이들은 현금 보유량이 많지 않아 대출을 활용해야 하지만 공공주택 분양을 받기에는 소득수준이 높은 편이다. 주택담보대출 상한인 6억 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가격대에서 직주근접이 가능한 서울 내 지역을 찾다 보니 성북구·동대문구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지역은 시세 10억 원 이하 매물이 여전히 많아 보유세 부담이 작고 향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2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매수인 1만1천346명 중 30·40대가 54.7%(6천205명)로 작년 같은 기간(51.5%, 5천530명)보다 비중이 높아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강남 바라보기'로 거대한 동조화를 이루는 공간이었지만 이런 문법에 맞지 않는 현상이 최근 발견된다"며 "젊은 세대와 고령세대 간 세제 등에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시장의 향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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