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 강남 집 샀다…서울 아파트 매입 자금 60%, 강남3구·마용성 집중

김학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30 15:38:39

대출 규제 강화 속 증시 차익 실물자산 이동 본격화…서초구 주식 매각대금 비중 7.5% '최고'

[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주식·채권 매각대금 2조7276억원 중 60%가 강남3구·마용성으로 집중되며, 대출 규제 속 증시 차익이 서울 상급지 아파트 매입의 새로운 자금원으로 부상했다.

매일경제가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최근 9개월치 서울 주택 구입 자금조달계획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역에서 신고된 주식·채권 매각대금 총 2조7276억원 중 59.2%인 1조6144억원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6개 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에서만 4682억원이 아파트 매입에 투입됐으며, 이는 서울 전체 조달 신고액 6조3968억원의 7.3%에 해당한다. 자금 비중 기준으로는 서초구가 7.5%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고, 용산구도 1313억원이 유입되며 6.8%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일수록 대출 한도가 더욱 제한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 LTV를 40%로 낮추고,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25억원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한강변 등에 거주하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들이 보유한 채권이나 해외 주식 등이 강남3구 이동의 주된 보충 재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형이 클수록 주식 자금 의존도는 더욱 뚜렷했다. 강남구 전용 135㎡ 초과 대형 평형의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12.5%로 전 평형 중 가장 높았으며, 지난해 12월 한 달간에는 해당 평형 자금조달 총액의 54%가 주식·채권 매각대금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과 소형 평형에서는 주식 자금의 영향이 미미했다. 노원구 소형 평형 매수자들의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1.5% 수준에 그쳤으며, 중랑구·강북구 등도 유입 규모가 적었다.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이 세분화되고 증빙 기준이 강화되면서 그간 예금으로 뭉뚱그려졌던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수치로 명확히 드러나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증권거래내역서와 입출금 잔액을 정밀하게 증빙해야 하는 만큼, 숨겨져 있던 자금의 실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수석은 "상급지 이동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주식 수익으로 보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중단, 보유세 강화 예고가 복잡하게 맞물리며 시장 반응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주식 처분 자금을 총동원해 고급 주택 한 채를 마련하려는 실수요자가 있는 반면, 세금 중과를 피해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그 자금을 증시로 옮기는 다주택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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