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SM엔터 시세조종 혐의 무죄…“주가조작 그늘 벗어났다”
유주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5-10-21 15:45:39
[도시경제채널 = 도시경제채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형사부는 21일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와 증언의 신빙성이 낮고, 단순한 대량 매수 행위만으로 시세조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2023년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당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웠다고 보고 징역 1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은 "카카오의 매수 행위가 시장 가격에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조직적 의도나 공모의 증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창업자는 법정을 나서며 "오랜 시간 지켜봐주시고 결론을 내린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카카오에 드리워졌던 주가조작 의혹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는 재판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카카오의 투자심의위원회에서 SM엔터 인수에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며, 위법행위를 지시하거나 승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수는 카카오와 SM 간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으며,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한편 카카오와 함께 시세조종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대표와 김태영 사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지창배 대표는 별도의 횡령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로 1년 넘게 이어졌던 '카카오-SM 인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일단락됐다. 다만 검찰이 항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최종 결론은 상급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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