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동물복지·자원순환·자율로봇 3건 실증 특례 신규 지정
이소정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4-13 06:44:29
[도시경제채널 = 이소정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반려견 유전자 등록, 폐플라스틱 재활용 활성탄 제조, AI 기반 자율운반 로봇 등 그간 현행 규제에 막혀 있던 신기술 3건의 실증 길을 열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4월 10일 제58차 연구개발특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실증 특례 3건을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2021년 3월 도입된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의 누적 실증 특례는 총 42건(실증 특례 41건, 임시 허가 1건)으로 늘었다.
"내장 칩 없어도 된다"… 유전자로 반려견 등록하는 시대 열려이번에 가장 주목받는 사례는 ㈜엔비아이티의 'DTC 유전자 검사 기반 반려견 개체식별 및 동물등록 서비스'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반려견 등록은 내·외장형 무선전자 개체식별장치, 즉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거나 외장형 장치를 부착하는 방식만 허용돼 있다. 검사 키트를 통한 유전자 방식은 법적 근거가 없어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번 실증 특례로 소비자가 기업 홈페이지에서 검사를 신청하고 키트를 받아 반려견의 구강세포(DNA)를 직접 채취, 발송하면 추출된 유전자형 정보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보호자 정보와 연계 관리되는 방식의 실증이 가능해진다. 단, 기존 등록 방식을 보조하는 조건으로 운영된다.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뤄져 반려견 등록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기·유실 반려견이 1%만 줄어도 동물 구조·보호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약 4억 6천만 원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리던 폐플라스틱 잔재물, 수질 정화 소재로 재탄생두 번째 실증 특례는 ㈜윈텍글로비스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잔재물을 재활용한 활성탄 제조'다.
폐플라스틱을 고온에서 분해해 열분해유를 추출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재물은 재활용 법적 기준이 없어 지금까지 전량 폐기물로 처리돼 왔다. 자원순환의 마지막 고리가 끊겨 있었던 셈이다.
이번 실증 특례로 해당 잔재물을 압축성형·과열증기 분사·건조 공정을 거쳐 활성탄으로 만들고, 품질과 생태독성, 오염물질 제거 효율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 폐플라스틱이 열분해유로, 다시 수질 정화 소재인 활성탄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자원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것이다.
연간 150톤 이상의 열분해 잔재물을 원료로 활용해 실질적인 '폐기물 제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좁은 창고서도 400kg 화물 거뜬… AI가 작업자 경로 예측세 번째 실증 특례는 ㈜웨이브에이아이의 'AI 예측 기반 추종 및 고하중 견인 자율운반 로봇'이다.
이 로봇은 여러 작업자가 동시에 움직이는 복잡한 환경에서도 AI가 지정 작업자의 이동 경로와 속도를 실시간으로 예측해 급정지·급회전 없이 부드럽게 추종한다. 특히 일반 물류 로봇이 진입하기 어려운 협소한 공간에서도 최대 400kg의 고하중 화물을 안전하게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간 자율운반 로봇 학습에 사용하는 촬영 영상에는 정보 주체의 동의와 함께 모자이크 등 가명 처리가 의무였다. 이번 실증 특례를 통해 필수 안전조치를 갖추는 조건으로 원본 영상 활용이 가능해져 AI 학습 정확도도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물류 작업 사고율을 최소 10% 줄이고 연간 약 7억 원의 산업재해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SLAM(동시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 기반 자율주행 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주목된다.
"규제 개선 효과,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이은영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관은 "규제 유예제 도입 이후 연구개발특구 내 다양한 신기술의 실증과 사업화를 가로막는 규제에 대한 완화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실증 단계의 신기술 제품과 서비스가 빠르게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함으로써 국민이 규제 개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3건의 실증 특례에는 반려견 개체식별, 수질 정화, 물류 자동화 등 일상과 밀접한 분야가 고루 포함돼 있어, 실증 결과에 따라 관련 법령 개정과 시장 출시로 이어질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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