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하반신 마비 환자에 오인 지급된 요양비 환수 “취소해야”

박준범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6-10 14:41:07

근로복지공단, 환자에 환수 통보…권익위, “환자에게 과실 전가 가혹”

[도시경제채널 = 박준범 기자] A씨는 지난 2021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22년 9월부터 자가도뇨 카테터를 구입해 사용했고, 근로복지공단에 본인 부담 치료비인 요양비를 청구해 지원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 4월7일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산업재해 요양이 종결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잘못 지급된 요양비 450만원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산재 요양이 종결된 자에게 요양비를 잘못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에 환수 결정을 취소하고,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급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10일 밝혔다.

권익위 조사 결과, A씨는 산재 요양 종료 후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자로 전환돼야 했지만, 공단의 안내 부족과 시스템 미비로 1년 넘게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자가도뇨 카테터 구입비를 지원받아 공단은 뒤늦게 449만1000원의 환수를 결정했다.

권익위는 그러나 중증 장해 환자에게 공공기관의 행정 과실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지적하고, 산재보험과 건강보험간 유기적 연계를 통한 제도적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산재 요양 종결 후 근로복지공단이 A씨에 대한 요양비 지급을 중단했어야 함에도 5회에 걸쳐 지급한 점, 요양 종결 이후 건강보험에서 관련 요양비를 받을 수 있도록 미리 안내하는 것이 산재 환자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돕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인 점 등을 들어 근로복지공단의 환수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또 산업재해 요양 종결은 의료 지원의 중단이 아닌 건강보험 체계로의 전환이므로 공적 보험체계간 전환 시 지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와 공공기관의 책무라며 시스템 정비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산재 요양은 종결됐지만 회복할 수 없는 신체 장애가 남아 자가도뇨가 불가피한 중증 환자에게 공공기관의 행정 과실과 소홀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한삼석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산재보험과 건강보험 등 공적 보험체계간의 전환과정에서 행정적 안내 부족이나 시스템 미비로 국민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고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제도적 사각 지대를 함께 해소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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