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코인 마스터키 노출 논란, 경찰 수사 착수에 자수까지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03 07:51:08

“수천만 달러 탈취” 주장에 “현금화 불가” 반론… 자수 신고까지 이어져 가상자산의 마스터키가 노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26일자 국세청 보도자료 일부. / 연합뉴스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의 가상자산 압류 성과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콜드월렛의 마스터키인 ‘니모닉 코드’를 노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출된 코인을 둘러싸고 거액 탈취 의혹과 실질적 피해가 미미하다는 반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스스로 탈취를 시도했다고 주장하는 자수 신고까지 접수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달 26일 ‘고액 체납자 현장수색 성과’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체납자의 콜드월렛 USB 4개 압류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갑 복구에 필요한 니모닉 코드가 담긴 사진을 일부 언론에 고해상도로 제공해 외부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성대 조재우 교수는 SNS를 통해 “니모닉이 노출돼 PRTG 토큰 400만 개, 약 480만 달러 상당이 탈취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되며 국세청의 관리 부실 논란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니모닉이 노출되면 콜드월렛 없이도 자산 접근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코인의 실제 가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다. PRTG는 거래량이 극히 적어 현금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교수 역시 이후 “실질적 피해는 수천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며 초기 주장보다 한발 물러섰다. 이는 시가총액과 실현 가능 가치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유출 의혹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과가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고해상도 사진을 통해 니모닉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자료를 건네받은 인물과 자산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체납자 본인이 옮겼다면 범죄 혐의가 없지만, 제3자가 탈취했다면 정식 수사로 전환될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세청 압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는 온라인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호기심에 탈취를 시도했으나 다음 날 되돌려놨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해당 신고자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사실관계가 입증될 경우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사정기관의 가상자산 관리 부실이 다시 도마에 오른 계기가 됐다. 앞서 광주지검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도 압수한 비트코인이 분실·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사로 이어진 바 있다. 잇따른 사고는 제도적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국세청은 압류 자산 관리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탈취 경로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와 관리 체계가 미비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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