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봉제산업... 특별법 발의로 활로 뚫는다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1-14 13:35:03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서울 도심의 봉제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60년대부터 성장해온 서울 봉제산업은 동대문·창신동·성북구 등지에 밀집해 있으며, 전국 봉제업체의 약 40%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고급 의류 봉제 기술력으로 국내외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산업 환경 변화와 구조적 문제로 쇠퇴 위기에 놓였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고령화다.
봉제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60세 이상으로, 청년층 유입이 거의 없어 기술 전수 단절이 우려된다. 숙련 인력이 은퇴하면 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동대문시장의 침체와 해외 생산기지 이전으로 주문량이 급감하면서 내수 침체가 심화되고, 계절 수요 편차로 인해 수익 안정성도 낮아졌다.
불공정 하청 구조 역시 심각하다.
다단계 하청으로 인한 단가 후려치기와 브랜드 라벨만 바꿔 납품하는 ‘라벨 갈이’ 관행은 법적·윤리적 문제로 지적된다. 작업환경도 열악하다. 지하 작업장이 많아 환기가 부족하고 미세분진·유해물질에 노출되며, 노동자들은 “숨 쉴 권리조차 없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서울지역 봉제 종사자 수는 2020년 70,875명에서 2023년 60,623명으로 3년 만에 10,252명 감소했다.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김남근 의원(서울 성북구을)이 14일 「패션봉제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쇠퇴 위기에 직면한 패션봉제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첫 번째 특별법으로, 공동사업·전문인력 양성·판로 확대·금융 및 세제 지원 등 체계적인 지원 근거를 담았다.
김 의원은 “패션봉제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성장 과정에서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해온 산업”이라며 “산업 환경 변화로 여러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으나, 그에 상응하는 정책적 대응과 지원 체계가 미흡했던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특별법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법은 산업 육성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종합계획 수립, 공동작업장·공동재단실·공동브랜드 개발 지원, 판로 확대, 금융 및 세제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을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로 규정한다. 이를 통해 봉제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특별법 제정은 패션봉제산업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봉제인들의 오랜 염원이 담긴 만큼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심 제조업의 뿌리인 봉제산업이 특별법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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