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 원칙 불허…17일부터 시행
김학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4-01 13:34:26
[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금융당국이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달 17일부터 시행되며, 임차인이 있는 주택은 예외적으로 연장이 허용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올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 규모는 약 1만7천 가구(4조1천억 원)이며,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2천 가구(2조7천억 원)로 추산된다. 만기 도래 시 상환을 유도해 매물이 수도권 시장에 나오도록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예외 조항도 함께 마련됐다.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이 허용된다. 매도 계약이 체결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처럼 즉각적인 규제 적용이 곤란한 사례도 보유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된다.
무주택자에게는 '세 낀 매물' 취득 기회가 한시적으로 열린다. 무주택자가 올해 12월 31일까지 해당 주택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취득하면 토지거래허가제상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받을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원칙적으로 허가 취득 후 4개월 이내 실거주해야 하는데, 임대차 계약 잔존 기간이 4개월을 넘을 경우 거래 자체가 봉쇄되는 문제를 반영한 조치다.
이번 정책은 국내 가계부채 수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배경으로 한다. 국제금융협회(IIF) 통계 기준으로 2025년 1분기 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3%에 육박하며, 이는 주요국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는 OECD 31개국 가운데 여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부동산발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IMF 통계상 한국의 2024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4년 대비 13.8%포인트 상승해 77개국 가운데 중국, 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증가 속도를 기록했다.
탈법·편법 대출에 대한 감시도 강화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동안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127건(587억5천만 원)과 가계대출 약정 위반 2천982건이 적발돼 대출 회수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당국은 2021년 이후 취급된 사업자대출 전반을 대상으로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전면 점검할 방침이다. 적발 시 해당 금융회사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모든 신규 대출이 제한되며, 금융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제한 기간은 1차 적발 3년, 2차 적발 최대 10년으로 기존보다 대폭 확대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새로 적용된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방안에 따르면 주택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는 15억 원 이하 6억 원, 15억~25억 원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으로 의무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치에 대해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적 대출 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지속 유입되고 있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금융권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이달 1일부터 16일 사이에 만기가 도래하는 주담대는 기존 규정에 따라 심사가 이뤄지며, 토지거래허가 관련 보완조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달 중 별도로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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