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서울 6억 이하 아파트 ‘실종’…청년·신혼부부 꿈 멀어져

도시경제채널

news@dokyungch.com | 2025-09-22 14:46:53

서울 50㎡이상 아파트 가격대별 매매 거래 비중. /집토스

청년과 신혼부부의 대표적인 내 집 마련 수단이던 서울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지난 10년간 급감해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2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 분석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6억 원 이하’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80.5%에서 2025년 15.8%로 줄었다. 불과 10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특히 신혼부부의 최소 주거 기준인 전용 50㎡ 이상 아파트만 따로 보면, 6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78%에서 9.2%까지 떨어졌다. 반면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5.6%에서 33.3%로 6배 늘었고, 15억 원 초과 아파트 비중도 27.3%까지 증가했다.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강남구, 서초구, 성동구, 용산구, 마포구, 송파구 등 6개 구에서는 전용 50㎡ 이상,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1% 미만으로 사실상 사라졌다. 과거 중산층 주거지로 불리던 동작구(1.1%), 영등포구(1.2%), 동대문구(5.0%) 등 13개 구 역시 5%를 밑돌았다.

현재 전용 50㎡ 이상,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30%를 웃도는 지역은 도봉구(60.3%), 금천구(50.5%), 강북구(34.7%), 노원구(32.7%), 중랑구(32.6%) 등 서울 외곽 5개 구에 불과하다.

문제는 서민·청년층의 대표적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이 6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 대출로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가 급격히 줄면서 제도가 시장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데이터는 단순히 집값 상승을 넘어 청년 세대가 서울에서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할 최소한의 발판조차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책은 청년들의 박탈감만 키울 뿐이다. 이제는 대출 기준을 현실화하고 청년·신혼부부가 실제로 접근 가능한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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