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월세 지옥’ 현실화…집주인, 월세 전환·실거주 급증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8-18 18:49:52

‘비거주 1주택’ 실거주 강화, 월세 가속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 61.9%로 추락
대학가, 원룸 월세·관리비 70만원 육박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정부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세제 개편과 규제 강화가 임대차시장에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유도로 집주인들이 기존 임대주택을 거두어들이면서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전월세 불안과 주거비 급등이 청년층과 무주택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모양새다.

18일 국가통계포털(KOSIS) 주거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61.9%로 2017년(69.7%) 대비 7.8%p 하락했다. 반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비중은 같은 기간 30.3%에서 38.1%로 상승했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가구수로 보면 전세는 3만4883가구 줄어든 반면 월세는 5만1760가구 늘어나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거주’를 부추기고 있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인해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늘면서, 집주인들이 주택을 처분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월세화는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최근 집주인들의 직접 입주가 늘면서 세입자들은 당장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세입자는 과거와 현재의 계약금 차이로 인근이 아닌 외곽 이전을 고려해야 하고, 추가 자본을 구하지 못하면 반전세나 월세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난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며 “주택가격이나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임대료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세입자들은 자연스럽게 싼 곳으로 이사를 가거나 돈을 더 내고 사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청년층에 타격이 심하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서울 주요 10개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전년 대비 7.7% 오른 62.5만원, 관리비는 10.9% 오른 8.4만원으로 집계됐다. 

소형 비아파트의 수급 불균형과 고용시장 한파가 중복되면서 청년도약계좌 등 자산형성용 금융상품을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중도 해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 상품의 중도 해지 이유가 소득 감소나 긴급 자금 필요, 생활비 상승 등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 349만4000명에서 지난달 329만명으로 20만4000명 줄었다. 반면 20대 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만7000명(18.2%), 30대 실업자는 4만2000명(29.4%) 각각 늘었다.

정부는 청년층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비아파트 구매를 유도하는 금융 지원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이 4억원 이하의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하고,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실제 수요와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청년층 사이에서도 아파트 선호가 강한 만큼 대출을 받아 빌라나 오피스텔을 구입할 이유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청년들에게 대출을 해줘도 현실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물건은 비아파트 밖에 없다”며 “하지만 재개발 지역을 제외하고 비아파트는 추천하지 않는다. 비아파트가 활성화되는 방안이라고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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