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내달 ‘지분적립형 주택’ 첫 공급…반의반값 분양 성공할까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11-05 21:02:28
납부기한 내 시세 변수·LH 재무 리스크 ‘과제’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초기 자금 25%만 있으면 입주가 가능한 ‘지분적립형 주택’이 다음달 처음으로 공급된다. 이는 목돈이 부족한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대폭 낮춘 새로운 공공분양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입주자의 장기 납입 체력과 이에 따른 LH의 재무 리스크 극복이 관건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은 다음달 3기 신도시인 고양창릉 S-2블록에서 처음 도입된다. 이 구역에 공급되는 물량은 전체 1057가구 가운데 284가구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수분양자가 아파트에 입주할 때 전체 분양가의 25%만 먼저 내고, 남아 있는 75%의 지분은 20년 동안 4년마다 15%씩 총 5회에 걸쳐 매입하는 제도다.
당장 목돈이 모자라 청약을 포기해야 했던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초기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것이다. 만약 중간에 자금 사정이 나빠질 경우 지분 추가 매입을 최대 1년까지 유예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정부는 고양창릉 단지를 시작으로 연내 수립할 공급 계획을 통해 3기 신도시 및 수도권 공공택지 전반으로 지분적립형 공급 비율을 차츰 늘려갈 계획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확대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입주자가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지분 추가 매입과 월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내구성을 갖추는 것이 문제다. 국토부가 제시한 수도권 공공분양 전용 55㎡ 평균 기준(분양가 5억1000만원, 주변 전세가 4억원)을 적용하면, 초기 필요 자금 25%는 약 1억2800만원이다.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저리 대출을 활용하면 초기 본인 부담금은 7700만원까지 줄어든다.
입주자는 미취득 지분에 대해 매달 월세를 내야 하는데, 초기 4년간은 시세의 90% 수준인 월 79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후 4년마다 지분을 15%씩 사들이게 되면 월 임대료는 63만2000원, 47만4000원, 31만6000원, 15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20년간 쌓이는 총 임대료만 1억1400만원에 달해 분양가(5억1000만원)를 포함한 총 지출액은 6억2400만원을 웃돈다.
여기에 4년마다 지분을 살 때 추가되는 ‘기간 이자’와 향후 전세 시세 변동 가능성을 고려하면 수분양자가 20년 장기 자금 계획을 단절 없이 이어갈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초기 자금 여력이 없는 무주택자에게는 주거 사다리 효과는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주 시에 지분 25%만 취득한다는 것은 LTV 75%의 대출을 받은 것과 동일한 효과다”며 “혜택 대부분이 무주택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서민 주거정책으로서는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복병은 또 있다. LH의 재무 상태가 걸림돌로 남아 있다. 아파트 분양과 동시에 대금을 일시에 회수해 공사비를 정산하는 일반 분양과 달리 지분적립형은 분양 대금의 75%가 20년간 묶이게 된다.
신성범 의원실이 공개한 LH 부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 부채는 173조6567억원을 기록했고, 오는 2030년에는 372조8000억원까지 폭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금 회수가 장기간 지연되는 사업 모델을 확대하기에는 재정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수분양자의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은 대폭 줄어든 반면 LH가 이 제도를 무리하게 확대할 경우 장기 미수금으로 인한 재무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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