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착시?’…건설시장, 비주택 일감 늘고 주택은 반토막 ‘양극화’ 심화

김학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7-24 15:29:48

건설 전체 수주 현황, 전년比 50% 증가
반도체·산단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견인
공공·민간주택 부문 수주는 ‘반토막’

[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K-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민간 비주택 공장에서 수주가 폭증한 반면 주택사업의 일감은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솟은 원자재 가격과 수도권·지방간 양극화가 심화된 탓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7월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공공과 민간 부문 비주택 부문 수주가 크게 늘었다. 지난 4월과 5월 공공의 비주택 부문 수주액은 9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 주택 부문은 3조1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일감이 절반 이상(55.7%) 줄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민간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민간 건설 전체 수주량은 11.1%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비주택 부문 수주액은 4월 3조6000억원에서 5월 12조2000억원으로 235.7% 상승했다.

토목과 주택 부문은 각각 71.9%, 48.2%씩 급감했다.

지난 5월 전체 건설수주는 2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0% 증가했고, 최근 3년 동월 평균보다 5조9000억원 상승했다. 

연구원은 “대형 프로젝트와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며 “공종별 편중과 월별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건설경기 전반의 추세적 회복 여부는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우선 크게 뛴 원자재비 등 공사비용이 쉽게 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로 인해 공사비 원가가 급등하고, 무엇보다 핵심 자재인 철근 가격이 대폭 올랐다. 지난 5월 기준 일반 철근의 시장가격지수는 143.8로 전월보다 8.2%, 전년 동월보다 12.1% 뛰었다. 

주요 공정에 들어가는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은 비슷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7로 전월(137.1) 대비 0.6% 올랐고, 전년 동월(131.0)보다는 5.1% 높게 나타났다. 

기준 지수 100을 감안하면 건설비용의 체감 지수는 상당히 높은 상태로, 지난해 초 130 이상 수준을 이어오다 하반기부터는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고질적 문제인 시장 내 양극화 현상도 문제다. 대형 프로젝트를 도맡는 대형 및 중견 건설사는 살림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주택 사업에만 매달려야 하는 중소 건설사들은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건설지수는 각각 91.7, 72.4로 전월 대비 각각 5.0p, 5.7p씩 상승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지수는 59.4로 전월 대비 1.9p 하락했다. 

서울과 지방의 건설지수 격차는 올해 점점 줄어 지난 4월 66.5와 65.3으로 비슷한 수준까지 좁혀졌지만, 지난달 89.2와 68.2로 다시 벌어지고 있다.

하반기 시장은 더 암울할 전망이다. 그동안 전쟁과 금리 등 대내외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적체돼 온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2014년도는 그 전의 금융위기로 인해 누적된 문제들이 가장 많이 발생해 폐업한 건설사가 많았었다”며 “코로나와 중동 전쟁, PF, 금리 부담감,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여파는 하반기에 더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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