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 국방부와 충돌하는 앤트로픽에 런던 거점 확대 제안
최강호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4-06 00:19:01
[도시경제채널 = 최강호 기자] 영국 정부와 런던시가 미국 국방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AI 기업 앤트로픽(시가 3,800억 달러)의 영국 내 확장을 유치하기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 사무소 확장과 미·영 이중 상장까지 포함한 복수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영국 과학혁신기술부(DSIT) 직원들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앤트로픽을 대상으로 런던 사무소 확장과 미·영 이중 상장을 포함한 다양한 유치 제안의 초안을 마련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실이 지지하는 이 제안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5월 말 영국을 방문하는 시점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은 미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국가안보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공식 지정한 이후다. 앤트로픽은 미국 기업으로서 공급망 위험으로 공개 지정된 최초의 사례로, 이 지정은 전통적으로 외국 적대 세력에 적용되어 왔다.
트럼프 행정부와 앤트로픽의 갈등은 국방부가 AI 모델 클로드(Claude)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전면 개방하도록 요구하면서 시작됐고, 앤트로픽이 자율 무기와 미국 시민 대규모 감시라는 두 가지 레드라인에서 양보할 수 없다며 맞서면서 격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변인은 2월 2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급진 좌파 '워크' 기업이 우리의 위대한 군대가 어떻게 전쟁을 수행할지 지시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좌파 광신도들이 전쟁부를 굴복시켜 헌법 대신 자신들의 이용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맹비난하며 모든 연방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 즉시 중단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올라온 지 약 일주일 후,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아모데이 CEO에게 서한을 보냈다. 칸 시장의 서한은 펜타곤이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한 직후에 발송된 것이었다. 칸 시장은 서한에서 "런던이 안정적이고 비례적이며 혁신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위험 지정에 대해서도 "윤리적 안전장치를 제거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앤트로픽을 위협하고 처벌하려는 명백한 시도"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이중 상장 가능성에 대해 한 소식통은 앤트로픽이 영국과 미국에 이중 상장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꿈"이라면서도, 런던 증시가 아직 AI 대형 기업의 상장을 유치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은 현재 이르면 2026년 4분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은행권에서는 600억 달러 이상의 조달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앤트로픽 유치 노력은 각국이 주권형 AI 역량을 구축하고 외국 AI 기업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앤트로픽은 현재 영국에 약 2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전 총리 리시 수낵을 선임 고문으로 임명한 바 있다.
피터 카일 영국 산업통상부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Business and Trade)은 FT에 앤트로픽이 영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장려하고 싶은 성장 기업 중 하나라면서 "전 세계의 다양한 고성장 분야 기업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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