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첫날…국제유가 급등, 국내 기름값 하락세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13 10:56:01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정부가 13일 0시부터 전격 시행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첫날부터 국내 주유소 기름값 하락을 이끌며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국제유가는 중동 전쟁 여파로 3년 7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이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한 조치다.
첫 고시된 최고가격은 보통휘발유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으로 기존 공급가 대비 각각 109원, 218원, 408원 낮게 책정됐다. 이는 정유사 공급가격을 직접 제한해 소매가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제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5.5원 내렸다. 경유는 1,911.1원으로 7.9원 하락했다. 서울 지역 역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8.1원, 13.5원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시장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이스라엘을 향해 초강경 대응을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종가는 배럴당 100.46달러로 전장보다 9.2% 상승,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는 가격 통제에 따른 물량 부족이나 사재기를 막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두 달간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함께 시행한다. 정유사의 월간 반출량을 전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도록 강제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자와 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바우처 지원 확대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가격 안정과 함께 사회적 약자 보호를 병행해 민생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름값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단기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장기적 안정은 불투명하다. 정부는 2주 단위로 가격을 재조정하며, 시중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 수준으로 안정될 경우 제도 철회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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