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두 번째 AI 법 제정…EU·미국 절충한 ‘하이브리드 규제’
이태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5-10-03 10:00:45
[도시경제채널 = 도시경제채널] 인공지능(AI)이 전 산업으로 확산하면서 각국이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AI 법’을 통과시켰고, 한국도 올해 1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세계 두 번째로 제정했다. 미국은 대통령 행정명령을 내놓고 주 단위 규제를 강화하는 중이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6일 AI 기본법 시행령과 5종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규제가 EU식 기본권 보호와 미국식 자율 규제 모델을 절충한 ‘하이브리드’ 형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EU는 AI 위험을 4단계로 분류해 사회점수제나 잠재의식 조종 기술 등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는 자율 규제를 강조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AI 생성물에 식별 표시를 부착하는 ‘생성형 AI 투명성 법’을 제정하는 등 적극적이다. 한국은 의료, 투자, 자율주행 등 ‘고영향 인공지능’을 지정하고, 관련 사업자는 안전성 확보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3국 모두 AI 생성물에 대한 식별 표시를 의무화했다. 한국은 이미지와 글 등 생성물에 가시적 또는 비가시적 워터마크를 넣도록 규정했다.
규제를 둘러싼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에서는 오픈AI가 “중복 규제는 피해야 한다”며 반발하는 반면, 앤스로픽은 규제 필요성을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반발이 적은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워터마크는 기술적 난도가 높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ITIF는 “한국 AI 기본법은 타국의 모범 사례가 될 잠재력이 있다”며 “산업 진흥 기능이 약화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규제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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