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때 정비구역 해제로 43만호 공급 기회 상실”…서울시, 주택정책 백서 발간

박준범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10-16 15:18:14

2012~2020년 정비구역 389곳 해제…공급 기반 축소
도시재생에 쓴 1조960억원, 중복투입·매몰비용 지적

[도시경제채널 = 박준범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한 정비구역 해제와 보존 중심 도시재생정책을 평가한 백서를 발간한다. 시는 지난 2012~2020년 사이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호의 주택 공급 기회를 잃었고, 이에 따른 공급 공백이 시민의 주거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백서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공급 기반은 2000년대 뉴타운사업을 통해 확대됐다. 2002년 시범 뉴타운 3곳 지정을 시작으로 광역개발 방식이 도입됐고, 오세훈 시정 1기에는 뉴타운·균형발전촉진지구 35개 지구와 정비구역 297곳에 총 30만9000호 규모의 공급계획이 마련됐다.

이후 박 전 시장 임기에 정책 방향이 정비구역 해제와 보존 중심으로 바뀌면서 2012~2020년 전체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약 57%인 389곳이 해제됐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장기적 공급 대책 없이 정비사업이 중단돼 주거환경 개선이 지연되고 공급 기반이 약화돼 약 43만호의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해제된 구역 가운데 177곳에서는 현재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당시의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위축이 최근 착공 물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호에서 2021~2025년 연평균 1만5000호로 줄었다. 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수 년이 걸리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과거 공급 기반 축소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의 재정 투입 효과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는 약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는 약 1850억원 총 1조960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정비구역 해제 이후 도시재생으로 전환됐던 상당수 지역에서 다시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기존 투입 예산이 매몰비용이 됐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같은 지역에 재정이 중복 투입됐다는 것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과거 사례를 정확한 통계와 근거로 조사하고 문서화·기록화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며 “시민들에게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을 정확히 알리고, 서울시 주택 공급정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백서를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백서 발간은 서울의 주택 공급 감소 원인을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과 오 시장이 공방을 벌여온 가운데 추진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건축 허가·착공 건수 감소에 대해 “돌아가신 박원순 시장 때문이라고 핑계 대는 분도 계시긴 하더라”라고 언급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정비사업이 착공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정비구역 해제가 공급 감소의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백서에서 확인한 공급 기반 축소와 재정 투입의 한계를 향후 주택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특히 오 시장이 2021년 취임한 이후 복원해 온 공급 기반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목표로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기간 단축을 추진하고, 사업 단계별 지연 요인을 해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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