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 같은 평형인데 전셋값 ‘7억원 차’…임대차법의 시장 왜곡 극대화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5-28 15:50:20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신규 24억 vs 갱신 16.8억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이중가격 심화…공급 절벽에 상승 압력 지속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서울 전세시장에서 같은 단지에 같은 평형임에도 7억원의 가격 차이가 나는 ‘전세 이중가격’이 현실화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의 전세 계약이 24억원에 체결됐다. 앞서 지난달 이 단지 전용 84.97㎡가 1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7억2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매물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가격 차는 ‘계약갱신요구권’ 때문이다. 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권한으로, 이를 행사하면 이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간주해 2년간 계약이 갱신된다. 이 때 임차인은 종전 금액의 5% 범위 내에서만 보증금을 올릴 수 있다.

좀더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 부족’ 탓이다. 공급 물량 감소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신규 계약 시세가 과거 첫 계약 당시보다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건수는 1만7529건으로, 올해 1월1일 기록한 2만3060건에 비해 25.2% 줄었다. 또 지난해 2만5700건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32.8%에 달한다.

전셋값 상승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2.39%를 기록했다. 월별 상승 폭 역시 1월 0.58%, 2월 0.41%, 3월 0.56%로 횡보하다 4월 들어 0.82%로 급등하며 오름세를 키웠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공급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당분간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직방에 따르면, 오는 6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3599건으로, 이 가운데 서울은 신규 입주 단지가 아예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데다 실거주 의무 강화로 물량이 시장에 풀리지 않고 있어 전셋값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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