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청약시장, 지역·단지별 ‘극단적 양극화’ 심화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10-13 16:52:09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아파트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주요 공공분양 단지에서는 수 백 대 일에서 천 대 일에 달하는 청약 통장이 몰린 반면 지방은 대다수 지역이 한 자릿수 경쟁률에 머물거나 미달 사태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 고금리 기조,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맞물리면서 확실한 시세차익과 우수한 입지를 갖춘 단지에 청약 통장이 쏠리는 ‘선별 청약’이 고착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13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63.1대 1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은 특히 전국 일반공급 물량의 2.8%에 불과했지만, 전체 청약 접수 건수의 31.9%(15만1473건)를 차지했다.
반면 비수도권 및 지방 청약시장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0.2대 1), 강원(0.5대 1), 부산(0.6대 1), 울산(0.8대 1) 등은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는 미달 사태까지 벌어졌다.
또 전남·광주(1.1대 1), 대구(3.4대 1), 충북(4.8대 1), 전북(5.2대 1), 경남(5.3대 1) 등지에서도 한 자릿수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세종시만 17.7대 1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월별 단지 단위로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극명하게 갈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일반공급 평균 경쟁률은 84.8대 1(226가구 모집에 1만9154건 접수)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원(302가구 모집 중 7건 접수)과 충남(620가구 모집 중 14건 접수)은 각각 0.0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서울과 지방간 청약 열기가 극단적 격차를 보였다.
이같은 양극화 속에서 수도권과 서울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적용 단지와 공공분양 아파트로의 쏠림이 유독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서초구 ‘아크로 서초’는 1순위 30가구 모집에 3만2973명이 몰려 1099대 1이라는 서울 민간분양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이 단지는 주변 시세 대비 약 17억원 정도 낮은 분양가가 책정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경쟁률을 높인 것이다.
‘오티에르 반포’(710.2대 1)와 용산구 ‘이촌 르엘’(135.0대 1) 역시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입지를 갖춰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공공분양의 열기도 거셌다. 올해 공공분양 평균 경쟁률은 19.0대 1로, 민간분양(4.4대 1)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남양주 왕숙2지구 A3(126.8대 1), 왕숙 아테라 A1(105.5대 1), 화성 동탄2지구 C27블록(100.6대 1), 마곡 엠밸리 17단지(96.0대 1), 고양 창릉 S4(63.0대 1) 등 3기 신도시와 주요 택지지구 분양 단지들에 청약 수요가 대거 집중됐다.
침체된 지방 청약시장에서도 입지 여건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지방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4대 1로 전년 동기(6.66대 1)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역세권이나 원도심 내 신축 단지는 수 십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지하철 2호선 역세권 단지인 ‘더샵 트리센트’(18.29대 1)와 원도심에 21년 만에 공급된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21.15대 1)가 대표적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전월세시장이 불안할수록 청약은 주거 안정의 마지막 통로가 된다”며 “지금의 선별 청약은 수요자가 여유로워서가 아니라 한 번의 선택에 주거 안정이 걸려 있어 그만큼 신중해진 결과다”라고 말했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향후 공급이 늘더라도 입지와 분양가 경쟁률, 주변 공급 여건에 따라 수요가 선별적으로 움직이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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