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떠나는 과천, ‘준강남’ 명성 흔들리나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9-10 21:35:47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 0.43% 그쳐
법무부 세종 이전·1만가구 공급 예정에 ‘긴장’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일명 ‘준강남’으로 불리며 수도권 집값을 견인해 온 경기도 과천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40여년간 과천의 상징이자 행정도시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법무부마저 세종시 이전이 결정된 데다, 약 1만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 공급 폭탄까지 예고되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올해 과천의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0.43%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73% 상승률을 감안하면 상반된 상황이다.

2021년 1월 과천청사 유휴부지에 4000세대 주택 공급 발표 당시 반발한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2주 동안은 0.22%씩 상승을 보였지만, 그 이전에는 0%의 보합을 한동안 유지했다. 특히 거래 단절은 물론 하락거래가 일어나기도 했다. 

게다가 대출 및 세제 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똑똑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준강남’인 과천 대신 강남권 소형 주택으로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부동산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법무부 이전 소식은 지역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를 두고 신계용 과천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도시로서의 자족기능이 파괴되는 조치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지난 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방안’을 통해 1983년부터 정부과천청사에 자리 잡아 온 법무부를 오는 2027년부터 세종시로 단계적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2년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6개 핵심 부처가 과천을 떠나 세종으로 이전한 바 있다.

법무부의 내년 이전이 현실화되면 과천에 남는 주요 정부기관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 계획은 부담이 된다. 과천 렛츠런파크(경마장)와 관문체육공원 일대 부지 등에 약 9800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다.

과거 과천청사 앞마당 유휴부지 주택 건설 추진 당시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철회됐지만, 이번엔 청사 용지가 아닌 제3의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속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1만가구 상당의 신규 공급에는 큰 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방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나 평택 등지에서도 필요 이상의 주택이 집중 공급돼 누적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과천에서의 주택 공급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과천의 집값 향방에 대해 ‘폭락’보다는 ‘일시적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법무부 이전이 수요 위축 요인이긴 하지만, 과천이 가진 본질적 입지 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과천은 서울 서초구와 인접해 있어 강남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고, 지하철 4호선 및 향후 개통될 GTX-C 노선 등 굵직한 교통 호재가 받치고 있다. 지난 2012년 주요 부처가 대거 이전할 당시에도 ‘과천 집값 폭락설’이 돌았지만, 우수한 주거 환경과 입지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강남권 시세를 회복·유지한 전력이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법무부 이전으로 거주 수요가 감소될 수 있어 과천 부동산시장에선 악재다”며 “하지만 강남 접근성 등의 입지가 변하지는 않기 때문에 집값은 약간 조정되는 수준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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