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덮친 ‘관망세’…실수요자 리스크 우려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8-12 18:34:11
입주율도 내리막, 잔금 내고도 입주 못하는 비중 ↑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상승세를 이어가던 전국 아파트 입주 관련 지표가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세금과 대출 규제 강화 등 정책적 불확실성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투기 수요를 넘어 무주택·1주택 실수요자들의 실질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 조사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하락한 94.4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이 한풀 꺾였다.
실제 입주 실적을 나타내는 7월 입주율 역시 60%대로 떨어져 수분양자들이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 비중이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장을 견인하던 수도권 입주전망지수가 기준선(100) 이하로 급락했다. 수도권 주요 지역의 규제지역 추가 지정과 대출 기준 강화가 수분양자들의 자금 조달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입주 지표가 부진을 보인 핵심 원인은 실물 금융 여건 및 거래 시장의 복합 악재에 있다. 주산연 조사 결과 수분양자들의 미입주 사유 1위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37.0%)이었고, ‘잔금대출 미확보’(31.5%)가 뒤를 이었다.
특히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 비율은 한 달 만에 급증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함에 따라 입주예정자들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이사를 포기하거나 미루는 사례가 늘어났음을 입증한다.
입주 지표 하락이 단순한 시장 조정을 넘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자금줄부터 죄어오는 경고 신호라는 분석이다.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매매대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잔금대출마저 막히면서 1주택 실거주자들의 자금 순환이 마비됐다. 이로 인해 수분양자들은 신축 잔금 연체 이자를 물거나 기존 집을 헐값에 급매로 처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또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실수요자의 잔금대출과 집단대출까지 옥죄면서 입주예정자들의 자금 조달 계획이 무산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 지정 기간을 넘길 경우 높은 연체 이율이 적용되고, 최악의 경우 계약 해지로 인해 계약금마저 몰수당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잔금 충당을 위해 신축을 전세로 내놓으려 해도 전세자금대출 규제에 막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갈 곳 잃은 실거주자가 기존 전월세 시장에 남아 주거 불안정이 가중되는 악순환도 이어지는 실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가 실거주자의 잔금대출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분양계약 체결 단지에 대한 집단대출 총량규제 완화 방안이 조속히 시행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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