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실거주 의무 유예, ‘최초 종료일’ 해석 놓고 혼선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04 09:32:00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정부가 내놓은 실거주 의무 유예 방안이 현장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계약의 최초 종료일은 2026년 2월 12일 현재 임대 중인 계약의 종료일을 의미한다”며 갱신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일부 자치구에서는 이를 달리 해석해 거래를 불허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12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발표하면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매각을 허용하기 위해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최장 2년까지 실거주 의무를 미룰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세입자의 거주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매물 공급을 늘려 시장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해석이 엇갈리며 혼선이 발생했다. 일부 자치구는 임대차 계약이 갱신된 경우 ‘최초 계약’이 아니라며 매매를 불허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허용한 거래가 실제로는 막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따라 국토교통부는 3일 설명자료를 통해 “계약의 최초 종료일은 2월 12일 현재 임대 중인 계약의 최초 종료일을 의미한다”고 명확히 했다. 즉, 2026년 2월 12일 이전에 체결된 임대차 계약은 갱신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는 것이다. 다만 2026년 2월 12일 이후 새로 갱신하거나 연장한 계약은 유예 대상이 아니다.
예컨대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2025년 9월 10일에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 기간이 2027년 9월 10일까지로 연장된 경우, 이 계약의 최초 종료일인 2027년 9월 10일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이는 갱신 여부와 무관하게 ‘현재 임대 중인 계약의 종료일’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보여준다.
이번 조치는 시장 유동성 확대와 세입자 보호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동시에 갭투자 악용 가능성, 행정 해석 불일치로 인한 거래 불허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특히 ‘최초 종료일’의 해석을 둘러싼 혼선은 제도 운영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 허가관청에 공문을 시행하고, 해당 지침을 심사 과정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세입자 보호, 시장 안정, 투기 억제라는 세 가지 목표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명확한 해석을 제시했지만, 현장 적용 과정에서 행정 혼선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따라서 실거주 의무 유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정부와 지자체 간 해석을 일치시키고, 갭투자 방지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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