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불패신화’ 끝나나…2년 만에 하락세 전환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08 12:11:34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서울 강남구 아파트 시장이 약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요 단지에서 직전 거래가 대비 수억 원 낮은 실거래가가 포착되며, 고가 아파트 중심의 가격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급매물 증가와 매수자 관망세가 맞물리면서 ‘거래 절벽’ 속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는 74㎡평형 기준 작년 11월 38억 원에 거래된 이후, 이번 달 36억 4천만 원에 체결되며 약 1억 6천만 원 하락했다. 현재 매도 호가는 실거래가보다 약 1억 원 더 낮게 형성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남구 주요 재건축 단지 역시 국민평형이라는 84㎡기준 작년 최고가 45억 원을 기록했으나 최근 41억4억 원의 조정을 보였다. 청담동 현대아파트는 직전 거래 대비 무려 11억 원 하락한 금액에 실거래가 체결된 사례가 확인돼 시장 충격을 보여주고 있다.
선호 현상을 보이던 소형평수에서도 추세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강남구 전용 59㎡ 평형에서는 시세보다 약 2억 원 낮은 25억 원대에 매매 조건으로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이루어지는 등 저가 거래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매수자들의 적극적인 매입보다는 관망세 속에서 가격을 낮춘 거래만 성사되는 현상을 반영한다.
시장 지표도 하락세를 뒷받침한다.
강남구 주간 변동률은 3월 첫째 주 기준 -0.07%로 전주(-0.06%)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강남구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약 21억 7,498만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4% 하락, 1년 만에 약 5억 원이 빠졌다.
이러한 흐름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KB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5분위 평균가격은 34억 7,120만 원으로 1월 대비 527만 원 상승에 그쳤다. 이는 작년 6월 한 달간 1억 3천만 원 넘게 올랐던 과열 국면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크게 위축된 수치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예정)를 앞두고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은퇴 후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고령 1주택자나, 정부의 규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비거주 1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우려해 매물을 내놓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시 외곽 지역부터 가격이 빠졌지만, 지금은 강남 등 고가 주택이 먼저 조정받고 있다”며 “정부의 집값 안정 메시지와 고령사회 진입으로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령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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