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이제 만기 연장도 막히나?…LTV 0% 전면 적용 검토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2-23 10:50:49

금융당국, 규제지역 아파트 대출 회수 압박…임차인 보호·시장 충격 완화책 고심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를 겨냥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까지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사실상 ‘대출 회수’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부채 관리와 투기 수요 차단을 명분으로 한 이번 조치가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23일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게는 신규 주택담보대출(LTV)이 원칙적으로 0% 적용돼 사실상 대출이 불가능하다.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은 전면 금지되며,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가격대별로 대출 한도가 차등 축소된다. 15억 원 이하 아파트는 최대 6억 원, 15억~25억 원은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최대 2억 원까지만 가능하다.

최근 금융당국은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에도 동일한 LTV 0%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는 만기 연장 시 기존 대출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신규 대출과 동일하게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대출 회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3차 대책회의를 열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선 회의가 현황 점검에 집중됐다면 이번에는 대출 총량 감축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주택 유형과 소재지를 세분화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보유 다주택자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삼는 ‘핀셋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만기 연장 불허가 시행될 경우 임차인의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주택자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경매로 이어질 경우 임차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일정 요건 충족 시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하거나, 단계적으로 대출을 감축하는 방안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다주택 대출 연장도 신규 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다”고 지적하며 규제 강화를 주문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투자 목적 주택 매입에 대한 기대수익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며 위험가중치 조정,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 차등화 등을 언급했다.

현재 주거용 임대사업자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약 13조9천억 원, 상호금융권을 포함하면 20조 원에 달한다. 만기 연장 불허가 현실화될 경우 대출 회수 압박이 커지고, 시장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지방 부동산 침체와 임대료 상승을 고려해 지역별·유형별 선별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를 미루고 다주택자 대출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와 함께 주담대 위험가중자산(RWA) 추가 상향 조정도 검토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RWA를 2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혀 규제 강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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