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윅 스튜디오, 한국 첫 아파트 설계안 전세계 공개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03 07:49:20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회사 헤더윅 스튜디오가 28일(현지시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최초의 아파트 설계안을 전세계에 공개했다. 서울 여의도 대교 아파트 재건축 프로젝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자연과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시 주거 모델을 제시하며 한국 아파트 디자인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이번 재건축 사업은 1975년에 완공된 기존 576세대 아파트를 철거하고, 약 912세대 규모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는 대규모 개발이다. 한강변과 한강공원 인근에 위치한 단지는 4개 동의 주거동과 옥상 정원, 그리고 입주민과 시민 모두에게 개방되는 넓은 1층 공간을 포함한다. 이는 단순히 주거 공간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도시 속 열린 생활 공간을 창출하려는 시도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서울을 둘러싼 산들의 실루엣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 지붕선을 물결치듯 설계했다. 삭막한 고층 아파트의 반복적인 형태와 달리, 자연의 곡선을 반영한 디자인은 도시 풍경에 새로운 리듬을 더한다. 건축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 조형미는 서울의 정체성을 담아내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재개발 단지에는 어린이 놀이터, 스포츠 시설, 노인 복지 서비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된다. 특히 지상층에는 계단식 정원, 그늘진 산책로, 움푹 들어간 안뜰이 조성돼 휴식과 놀라움을 제공한다. 동시에 부지 가장자리를 들어 올려 교통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까지 갖춰, 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여의도대교아파트재개발협회 정희선 회장은 “이번 개발 사업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600명 이상의 조합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협력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헤더윅 스튜디오 총괄 파트너 스튜어트 우드는 “서울 아파트 생활의 모습과 감각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싶다”며, “사람들은 더욱 감성적이고 독창적이며 인간적인 공간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획일적인 고층 아파트에 익숙해진 주민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제시하는 메시지로, 한국 주거 문화의 혁신을 촉구한다.
지난해 휴머나이즈 캠페인이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현재 아파트 단지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시민들은 단조롭고 생기 없는 아파트가 답답함을 유발한다고 지적하며, 개성 있고 정성스럽게 관리된 주거 공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계안은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여의도 대교 프로젝트는 헤더윅 스튜디오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첫 주거 개발 사업이다. 스튜디오는 이미 서울 노들섬 재설계, 한화 갤러리아 쇼핑몰, 코엑스 컨벤션 센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설립자 토마스 헤더윅은 2025년 서울 건축·도시비엔날레 총괄 디렉터를 맡아 81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유치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는 뉴욕의 ‘베슬(Vessel)’과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 런던의 ‘코울 드롭스 야드(Coal Drops Yard)’, 상하이의 ‘1000 트리즈(1,000 Trees)’ 등 독창적인 건축물로 찬사를 받아왔다. 이번 한국 프로젝트는 이러한 글로벌 경험이 집약된 새로운 도전으로, 서울의 도시 풍경에 또 하나의 상징적 건축물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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