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더라’에 휘둘린 공론장, 검증 없는 폭로의 위험한 질주

유주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14 14:49:17

[도시경제채널 = 유주영 기자] 최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장인수 전 기자가 터뜨린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 폭로를 두고 정치권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여권 내부에서는 사실관계를 두고 날 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야권은 이를 정권 심판의 불씨로 지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소용돌이의 중심에 정작 있어야 할 ‘객관적 실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유튜브 시사 보도 채널발(發) 폭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이번 사건 역시 기존 언론의 게이트키핑(검증) 과정을 생략한 채, 자극적인 서사와 메신저의 유명세에 기대어 공론장을 장악했다는 점입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폭로 주기입니다.

장 기자가 주장한 ‘대통령 뜻을 빙자한 검찰 거래’는 헌정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물증이나 복수의 교차 검증 결과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터뜨리고 본 뒤, 수사 기관이나 정치권이 이를 수습하게 만드는 방식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합리적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확증편향을 파고드는 상업주의입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폭로는 특정 진영의 지지자들에게는 ‘진실’로 추앙받으며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지만, 반대편에게는 ‘악의적 선동’으로 치부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회수와 후원금은 폭로의 자극성을 더욱 부추기는 동력이 됩니다. 

공익 제보라는 탈을 쓴 채 상업적 이익과 정치적 영향력을 챙기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권의 기생적 태도입니다.

정치권은 이러한 미검증 폭로를 비판하기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하면 ‘스피커’로 활용하고 불리하면 ‘가짜뉴스’라며 고발을 일삼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여당 내에서 벌어지는 이번 설왕설래 역시 사안의 진실을 가리기보다는 지방선거를 앞둔 권력 지형의 이해득실 계산에 가깝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언론의 자유는 두터이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 자유의 무게는 철저한 ‘검증’과 ‘책임’에서 나옵니다. 

확인되지 않은 폭로가 공론장을 오염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작금의 현실은 우리 사회의 정보 수용 능력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특정 유튜버나 기자의 도덕성에 기댈 단계는 지났습니다. 

무분별한 폭로에 휘둘리지 않는 시청자의 비판적 수용과 더불어, 가짜뉴스로 판명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법적·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묻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번 폭로의 결말이 어떻게 나든, 우리는 이미 ‘검증 없는 진실’이 얼마나 우리 사회를 쉽게 분열시킬 수 있는지 똑똑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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