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3분기 ‘어닝쇼크’…해외 플랜트 본드콜이 실적 발목

김학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5-10-24 13:24:55

현대건설 전경/현대건설

[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현대건설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가량 감소한 7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말레이시아 플랜트 본드콜(이행보증금 몰수) 손실이 2000억원에 달하면서 실적을 크게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43억원에서 34.8% 줄었고, 올해 2분기 2170억원 대비 65.6%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오는 31일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2137억원), 2분기(2170억원) 모두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3분기 들어 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핵심 원인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사업 부진이다.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플랜트 공사에서 1700억원 규모의 본드콜이 발생했으며, 말레이시아 전력 플랜트 현장에서도 400억~500억원 규모의 보증금 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본드콜은 그룹 전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요인”이라며 “말레이시아 건은 아직 현지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이 걸려 있지만, 향후 4분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마르잔 프로젝트도 부담…공사 지연 변수
현대건설의 중동 사업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기룡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해상 유전에서 진행 중인 가스·석유 처리시설 공사가 지연되고 있으며, 공사비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로부터 27억 달러(약 3조8700억원) 규모의 ‘마르잔 프로젝트’ 패키지6·12를 수주했다. 패키지6은 하루 3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스 추가 처리시설을 짓는 공사로 올해 안 완공이 목표다. 패키지12는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는 육상플랜트로 준공 시점을 발주처와 조율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패키지6은 연내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패키지12는 발주처와 일정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 대비 부진…대우·DL·GS는 ‘선방’ 전망
반면 주요 경쟁사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이 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DL이앤씨는 1176억원으로 41.1% 증가, GS건설은 1006억원으로 22.9%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자회사 리스크로 흔들리며 ‘체질개선’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국내외 현장에서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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