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매장유산 심의 4번째 ‘보류’…서울시, “시민 권익 고려해야”

박준범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10-30 16:39:24

국가유산위, 올해만 3번째·통산 4번째 보류
서울시, “일관된 기준에 따른 조속 결정 필요”

[도시경제채널 = 박준범 기자] 서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의 매장유산 보존방안이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또 다시 통과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 2024년 1월 최초 심의 이후 4번째 보류로, 올해 들어 3차례 연속 보류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9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세운4구역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에 대한 심의 결과가 ‘보류’로 통보됐다고 30일 밝혔다.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21일 열린 심의에서 위원회는 ‘원위치 보존 원칙 및 유적 주변 공간의 역사·문화적 정체성 확보’를 사유로 보류를 결정했다.

세운4구역은 지난 2024년 1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가 보류된 이후 추가 조사와 보존방안을 보완하고, 국가유산청의 승인을 받아 발굴현장 복토까지 완료한 사업이다. 당시 위원회는 하층 유구 조사를 위한 상층 유구 해체·보존을 요구했고, 같은 해 5월 현지조사 결과 유구 일부가 이전보존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후 8월 복토 승인을 받아 11월 발굴현장 복토를 마쳤다.

다만, 이번 심의에서는 기존과 달리 ‘원위치 보존’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다시 보류했다. 서울시는 그러나 당초 이전보존을 계획했던 유적의 보존방식이 변경될 경우 보존·전시계획뿐 아니라 건축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8월 심의에서는 ‘사업시행계획 변경 확정 후 재심의 필요’를 이유로 보류했지만, 해당 사업은 이미 6월19일 종로구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고시된 상태였다. 이어 9월에는 현지조사를 이유로 보류됐고, 지난 16일 현지조사를 실시했음에도 이번 심의에서 또 다시 보류됐다.

한편 세운4구역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 사업지 가운데 하나다. 시는 지난해 11월 종로변 최고 98.7m, 청계천변 최고 141.9m의 고층 건축물을 조성하고, 약 1만3100㎡의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계유산인 종묘와 인접해 고층 건축물의 경관 훼손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밖에 있고 매장문화유산 보존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는 별개의 절차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문화유산 보존은 중요한 국가적 책무지만, 주민의 재산권과 도심환경 개선을 기다리는 시민의 권익 또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그간의 심의·조사 경과를 고려해 일관된 기준에 따라 조속히 책임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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