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서울시, ‘세운4구역’두고 다시충돌...3자 협의체로 돌파구 찾나

유주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17 14:55:17

국유청, ‘무단 시추’ SH공사 고발 및 사업 중단 촉구... 서울시 “고발 유감이나 3자 논의는 진전”

[도시경제채널 = 유주영 기자] 국가유산청이 16일 세운4구역 내 매장유산 유존지역을 허가 없이 무단 시추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고발 조치하고 서울시에 사업시행 인가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17일 서울시는 고발 조치에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국가유산청이 제안한 ‘3자 논의’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협의 참여 의사를 밝혀 사업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매장유산법 위반 논란... 국가유산청, SH공사 전격 고발

국가유산청은 지난 11일, SH공사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 없이 세운4구역 매장유산 유존지역 내 11곳의 지점에서 시추를 진행해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적발했다. 해당 부지는 발굴조사 완료 신고와 완료 조치 통보가 이루어지지 않아 법률상 여전히 ‘발굴 중’인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13일 현지조사를 통해 「매장유산법」 제31조 제2항 위반을 확인하고, 16일 오전 SH공사를 고발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허가 없이 매장유산의 현상을 변경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현장의 중장비를 철수시키고 일체의 현상변경 행위를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서울 세운4구역 매장유산 발굴현장 시추 모습 3.11. 시추 현장조사 조사 현황(좌, 3.13.), 시추 후 현황(우, 3.13.) / 국가유산청


유네스코, ‘종묘’ 지위 위기 경고... 세계유산 영향평가 압박

국제기구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지난 14일 서한을 통해, 서울시가 세운지구 개발을 강행할 경우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네스코는 서울시가 3월 내로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받겠다는 확답을 주지 않을 경우,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를 ‘보존 의제’로 상정하거나 공식 현장 실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고발은 유감이나 3자 논의 수용”... 협의 물꼬 트이나

당초 서울시는 19일 통합심의위원회를 거쳐 4월 중 사업시행 인가를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이 인가 절차 중단을 전제로 서울시장, 종로구청장, 국가유산청장이 참여하는 ‘3자 논의’를 전격 제안하면서 국면이 바뀌고 있다.

서울시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협의를 제안하면서 동시에 고발을 진행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서울시가 지속 제안해 온 협의체의 취지를 수용해 3자 논의를 제안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열린 자세로 협의에 참여해 문화유산 보존과 도심 정비사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SH공사 고발 관련 법률 내용. /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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