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발 '집값 냉기' 한강벨트까지 덮쳤다...다주택자 규제 칼날에 매물 쌓여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12 15:26:26
"살지 않는 집은 부담" 정부 압박에 강남3구 매물 1만건 돌파
노도강·관악 등 중저가 지역은 '키 맞추기' 실수요 유입되며 대조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의 '풍향계'로 통하는 강남 3구의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개편이라는 '쌍끌이 규제'가 예고되면서, 강남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의 파고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8%를 기록하며 6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특히 시장의 이목은 강남권의 하락폭 확대에 쏠리고 있다. 송파구(-0.17%)가 가장 가파르게 떨어졌고, 강남구(-0.13%)와 서초구(-0.07%)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동남권의 한 축인 강동구(-0.01%)마저 작년 2월 이후 56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규제 압박에 '급매물' 속출... "5월 전엔 팔아야"
강남권 집값을 끌어내리는 주된 동력은 '세금 공포'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재확인한 이후,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의 매매 물건은 이날 기준 1만 44건으로, 지난 1월 말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정부의 정책 기조도 단호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살지도 않을 집을 보유하는 것이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부담이 되게 하겠다"며 고강도 규제를 시사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보유세 개편을 통한 투기 수요 차단을 예고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데드라인'인 5월 9일이 다가올수록 집값을 낮춘 급매물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강벨트도 '동조화'... 마포·성동 상승세 꺾여
강남의 냉기는 인접 지역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강북의 핵심지로 꼽히는 성동구(0.06%)와 마포구(0.07%)는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하며 하락 전환을 목전에 뒀고, 용산구(-0.03%)는 이미 3주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정부의 보유세 강화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매수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다.
외곽 지역은 '키 맞추기' 장세... 시장 이극화 심화
반면 서울 외곽의 중저가 지역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성북구(0.27%), 서대문구(0.26%), 강서구(0.25%) 등은 오히려 전주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 상승률이 낮았던 관악구는 올해 누적 상승률 3.09%를 기록하며 서울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무주택자의 키 맞추기' 현상으로 분석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는 주춤하지만,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15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에는 생애 최초 매수자 등 실수요가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울 부동산 시장은 '규제의 칼날'이 겨눠진 고가 주택 시장의 하락세와 '내 집 마련' 수요가 받쳐주는 중저가 시장의 상승세가 공존하는 극심한 혼조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과 마용성 등 고가 지역은 세제 방안이 구체화될 때까지 단기간 급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시경제채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