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으로 재탄생… 빌딩숲과 나무숲의 공존
윤현중 기자
news@dokyungch.com | 2025-11-18 15:24:45
[도시경제채널 = 윤현중 기자] 서울 도심의 상징적 공간이지만 오랜 기간 낙후와 침체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세운지구가 ‘녹지생태도심’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2022년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세운재정비 촉진지구 개발을 추진하며, 고층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활력 넘치는 도심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심공원·녹지 확충… 종묘~남산 잇는 녹지축
서울시는 세운상가군을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약 5만㎡ 규모의 대규모 도심공원을 조성해 북악산에서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축을 완성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약 13.6만㎡에 달하는 녹지 공간을 제공한다. 광화문광장의 3배 규모에 해당하는 이 녹지는 시민들이 쉬고, 만나고,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생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한 민간 재개발사업의 용적률·높이 규제 완화를 통해 확보한 개발이익을 공공기여로 환원, 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 등 주요 상가군을 공원화한다. 이 과정에서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역사·문화 경관축도 함께 조성된다.
안전 취약 지역, 도시재생으로 전환
세운지구는 청계천 복원 이후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 동력을 잃으며 도심 공동화의 상징이 됐다. 현재 건축물의 97%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며, 목조 건축물이 57%에 달해 붕괴·화재 위험이 크다. 소방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건축물이 40% 이상이고, 소방차 진입로 확보가 어려운 도로도 65%에 달한다.
지난 2023년 9월에는 세운상가 외벽 일부가 떨어져 상인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 주민과 시민들 사이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요구가 거세졌다.
세운4구역, 열린 녹지공간 확보
서울시는 최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가결, 민간부지에 약 1만3,100㎡의 개방형 녹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종묘광장공원 맞은편 일대가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공간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또한 세운상가군 공원화를 위한 매입비용 약 968억 원을 확보해 도심공원 조성 기반을 마련했다. 건물 높이는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1.9m로 제한해 세계유산 종묘의 경관 영향을 최소화했다.
역사와 미래 공존하는 도심
서울시는 한국 전통적 입면계획과 바닥 패턴을 적용한 건축물 설계를 통해 세운지구를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남북녹지축이 완성되면 종묘의 문화재적 가치와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운지역 재개발은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녹지축을 조성해 종묘의 역사·문화재적 가치를 돋보이게 하고, 도심을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라며 “역사의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미래의 문을 여는 변화는 강북 전성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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