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대신 선점’…서울 목동·성수동 수의계약 수순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9-01 18:31:54

GS건설 목동 12단지·DL이앤씨 성수2지구 ‘단독 응찰’
목동은 3개 단지 연속 無경쟁, 8단지도 대우건설 우세
경쟁 사라진 서울 정비사업장, 건설사 ‘나눠먹기’ 우려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서울 핵심 정비사업장이 경쟁 대신 특정 건설사의 사전 선점을 통한 단독 응찰 행렬로 고착화되고 있다. 수 조원대의 대형 사업지가 잇따라 시공사 찾기에 나섰지만, 출혈 경쟁을 피하려는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로 인해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과 수의계약 수순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마감한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 두 곳이 일제히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7단지 전경. [사진=도시경제채널]

서울 양천구 목동12단지 재건축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GS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같은 날 입찰을 마감한 총 사업비 2조원 규모의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성수2지구) 재개발 사업 역시 DL이앤씨 단독 참여로 경쟁입찰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두 곳 모두 당초 다자 구도나 2파전이 예상됐던 사업지다. 목동12단지는 현장설명회에 4개 대형사가 참석했고, 성수2지구 역시 대형건설사간 맞대결 예상됐다.

하지만 특정 건설사가 강한 수주 의지를 보이며 기세를 잡자, 타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본입찰 참여를 포기하고 나섰다.

이에 조합은 재공고를 통해 재입찰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행 법령상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어, 목동12단지는 GS건설, 성수2지구는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같은 분위기는 여의도와 목동 내 다른 단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공사비만 약 2조원에 달하는 여의도 최대 재건축 사업지인 여의도 시범아파트 역시 최근 진행된 1차 입찰에서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당초 현장설명회에는 7개 건설사가 몰렸지만, 본입찰에는 삼성물산 나선 것이다.

앞서 입찰을 진행한 목동 내 타 단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목동10단지(4248가구, 공사비 약 2조6000억원) 입찰에 2차례 연속 단독 응찰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목동 재건축의 첫 단추를 꿴 목동6단지 역시 DL이앤씨가 단독 응찰해 시공권을 확보했고, 목동8단지도 대우건설이 해외 전문기업들과의 특화 설계를 앞세워 수주 굳히기에 들어가면서 타사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수주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여의도 시범 외에 목동13단지 등에 공을 들이고 있고, 롯데건설은 서남권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타운 조성을 목표로 목동2·7·11·14단지 등을 노리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대형 건설사가 선점 기세를 잡으면 타 건설사는 다른 사업지로 시선을 돌리는 전략적 수주 기조가 정비사업장 전반에 고착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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