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줄타기 승부수’…인적쇄신과 혁신선대위, ‘절윤’넘어 ‘당권교체’ 노리나

윤문용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3-13 10:56:01

후보 등록 두 번째 거부하며 ‘배수의 진’… “지도부 쇄신 없이 수도권 필패”
‘혁신선대위’ 요구는 사실상 장동혁 지도부 ‘2선 후퇴’ 압박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국민의힘 지도부의 ‘절윤(絶尹·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결의’를 “실천 없는 수사(修辭)”라고 규정하며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재차 거부했다. 

당 지도부가 공천 신청 기간을 연장하며 ‘꽃가마’를 내밀었지만, 오 시장은 오히려 ‘지도부 무력화’에 가까운 인적 쇄신과 ‘혁신선대위’ 출범을 요구하며 사실상 사생결단의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하이서울기업지원 설명회 및 특강을 마친 뒤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후보 공천등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구스럽게도 오늘은 공천 등록을 못 한다”며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르려면 뛸 수 있는 최소한의 바탕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 이어 두 번째 ‘공천 보이콧’이다. 그는 장동혁 대표가 윤리위 징계 논의를 중단시킨 것에 대해서도 “그 정도로는 노선 전환이라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오 시장이 내건 핵심 조건인 ‘혁신선대위’는 단순히 선거 조직을 꾸리는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선거 전권을 당 대표가 아닌 외부 인사나 개혁파에게 넘기는 ‘비상 체제’를 의미한다. 

사실상 장동혁 지도부의 색채를 지우고, 당의 얼굴을 완전히 바꿔 중도층과 MZ세대의 거부감을 해소하겠다는 계산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오 시장이 당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지도부 패싱’ 전략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적 쇄신의 타겟도 명확히 했다. 오 시장 측은 기존 노선에 집착해온 상징적 인사들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말뿐인 ‘절윤’이 아니라, 과거 정부의 그림자를 물리적으로 도려내라는 압박이다. 오 시장은 “상징적 인사 2~3명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비로소 선거를 치를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한 것이다.

이 같은 오 시장의 행보는 최근 바닥을 치는 당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로 장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조차 민주당에 뒤처지는 ‘충격적 역전’이 발생했다. 

오 시장은 현재의 지도부 체제로는 본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수도권 위기론’을 명분으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동시에 이번 승부수는 오 시장이 차기 대권 가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신의 요구로 당의 쇄신을 이끌어내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오 시장은 당을 위기에서 구한 ‘구원투수’이자 보수의 진정한 리더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 지역 국회의원실 보조관은 “서울시장 5선을 넘어 당의 명운을 쥔 ‘킹메이커’이자 ‘대안 주자’로서의 체급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 중진 의원은 “오 시장의 결단은 몽니가 아닌 선거를 이겨보려는 절규”라며 옹호한 반면, 친윤계와 지도부 주변에서는 “당을 혼란에 빠뜨리는 독단적 행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천권을 쥔 지도부와 당의 ‘간판’인 광역단체장 간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느냐, 극적인 타협점을 찾느냐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일단 파국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오 시장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절대로 그럴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당내 투쟁임을 분명히 했고, 이정현 공관위원장도 추가 접수 가능성을 열어두며 “제로 상태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오 시장이 요구한 인적 쇄신 카드 중 일부를 수용하는 선에서 ‘정치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오 시장의 ‘줄타기’는 당 지도부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혁신선대위’라는 사실상 지도부 교체 카드가 현재 내홍에 가까운 국민의힘의 계파 갈등을 청산하고 중도 확장성을 확보하는 기폭제가 될지, 아니면 지도부와의 공멸로 이어지는 자충수가 될지 6.3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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