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 공급’ 기습 발표에 해당 지자체장 일제히 반발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11-02 19:06:27

인프라 우선 조성 없는 ‘소비형 베드타운 전락’ 우려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경기지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을 해제하는 대규모 공급 카드를 꺼냈지만, 해당 지자체들이 인프라 구축 없는 일방적 아파트 공급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는 김포, 구리, 하남, 고양, 의정부 5개 도시(6개 지구) 총 7만6700가구 규모다. 

수도권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구별로는 ▲김포 아라(3만7000호) ▲구리 건원(1만4600호) ▲하남 미사(1만2000호) ▲하남 감일2(6500호) ▲고양 대곡지식융합(4000호) ▲의정부 다락원(2600호)이다. 

서울 강서, 남양주 도심, 경기 광주 등 2만7200호를 우선 지정했던 8·13 대책 1차 발표분을 더하면 수도권 공급 물량은 총 10만3900호에 달한다.

서울 주요 그린벨트 해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분별한 녹지 훼손 반대와 신중론으로 이번 발표에서 대거 제외되면서 공급 부담이 경기도 외곽 지역으로 대거 쏠린 것이다.

발표 직후 해당 경기지역 지자체장들은 대정부 반발 기류를 명확히 하고 있다.

전체 물량의 약 48%를 짊어지게 된 김포시의 이기형 시장은 발표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 사업 발표가 강행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출퇴근 혼잡도가 극에 달한 김포골드라인 대책이나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 등 간선도로 확충이 없는 주택 공급은 도시를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포 아라 지구와 연계될 서울 5호선 연장 사업이 여전히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그쳐 입주 시점 개통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거듭 지적했다.

민경선 고양시장 역시 이미 기존 정부 발표를 통해 9000가구 지정이 완료된 대곡지구에 또 다시 4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이 부족해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묶여 온 고양시의 구조적 한계를 짚으며, 주택 건설에 앞서 자족용지 확정과 대곡역 복합환승센터 추진 등 ‘선(先) 산업, 후(後) 주택’ 정책이 선행돼 한다는 입장이다.

미사와 감일2지구 2곳에 1만8500가구가 배정된 하남시의 이현재 시장은 기존 3기 신도시(교산) 동시 추진으로 인한 도시 인프라 과부하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하남시는 미사섬 K-컬처 복합단지 병행과 지하철 연장선의 입주 전 완비를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의정부시 김원기 시장 역시 단순 주택 공급만으로는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공공주택지구 지정 시 도시첨단산업단지 중복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가 공언한 ‘2030년 조기 착공’ 목표가 시작도 전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공공주택 특별법상 지구 지정이 이뤄지더라도 도시계획 변경, 교통·환경영향평가 협의, 농지 전용, 진입도로 구축 등 핵심 인허가권의 상당수를 지자체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주민 토지 보상 협의를 거부하거나 행정 협조를 미룰 경우 지구계획 승인조차 수 년씩 지연될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의 성패는 발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물량에 달려 있다”며 “공급 확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사업 단계별 일정과 교통대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연 요인을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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