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조종간을 잡고 수소 연료로 나는 비행기가 도심 상공을 가로지르는 미래 항공 시대의 청사진이 나왔다. 우주항공청이 AI 자율비행과 친환경 항공기술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항공혁신 추진전략 로드맵’을 공개하고, 2050년까지 글로벌 항공산업 5대 강국(G5) 진입을 목표로 했다.
우주항공청은 14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대한민국 항공혁신 추진전략 로드맵’ 공청회를 열고 초안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항공 선진국들의 기술패권 경쟁과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항공산업이 엔진과 항공전자 등 핵심 기술을 해외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자립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로드맵은 ▲미래 첨단 항공모빌리티 구현 ▲친환경 항공기술 확보 ▲AI 기반 융복합 기술 연구 ▲핵심 부품·장비 국산화 ▲시험·평가 및 생산 인프라 구축 등 5대 추진전략과 56개 세부 기술 과제로 구성됐다.
‘미래 첨단 항공모빌리티 구현’ 전략에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지역 간 항공교통(RAM)을 포괄하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V) 분야에서 글로벌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가 담겼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2035년 이후 상용화에 나선다. 또 1000kg의 고중량을 싣고 500km 이상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드론 시스템 개발과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추진 기술 연구도 추진한다.
‘친환경 항공기술 확보’ 전략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 수소 기반 추진 시스템과 하이브리드 전기 엔진을 개발하고, 성층권 20km 상공에서 3개월 이상 체공 가능한 장기체공 무인기 기술을 고도화한다. ‘AI 기반 융복합 기술 연구’에서는 조종사 개입 없이 비행하는 완전자율비행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항공 AI 기술 개발을 위한 데이터 댐 구축과 자율비행 알고리즘 연구를 지원한다.
‘핵심 부품·장비 국산화’는 항공용 모터,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독자 기술을 확보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민수용 고효율 가스터빈 엔진을 자체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험·평가 및 생산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내 개발 항공기의 시험·평가 체계를 강화하고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개발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공청회에 참여한 산업계·학계·연구계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전환 가속화, 공급망 안정성 확보, 민관 협력 모델 강화 등을 제안했다. 우주항공청은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올해 안에 로드맵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김현대 우주항공청 항공혁신부문장은 “이번 로드맵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장기 전략”이라며 “산업계와 연구계가 함께 세계 수준의 항공혁신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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