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체 상승 견인했던 중저가 상승폭↓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기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워진 종전 최장 기록(85주)을 넘어선 성과다.
하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상승 동력이 급격히 약화하면서 집값 그래프가 하향 곡선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강남3구에 이어 용산구마저 하락세로 전환했고, 서울 전체 지수를 떠받쳐온 외곽 중저가 지역의 상승 폭도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9%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한 주도 빠짐없이 오르며 86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 자체는 5주 연속 축소됐다. 지난 8월 넷째 주 0.29%를 기록했던 상승률은 불과 한 달여 만에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가 주택이 밀집한 핵심 지역의 약세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 아파트값은 이번 주 0.26% 떨어지며 전주(-0.21%)보다 낙폭을 키웠다.
동남권은 8월 다섯째 주 하락 전환한 이후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구의 경우 한 주 사이에만 0.56% 급락했으며, 서초구(-0.33%)와 송파구(-0.19%)도 일제히 내렸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조정 흐름은 한강변 핵심 지역인 용산구로도 확산됐다. 전주까지 0.02% 오름세를 유지했던 용산구는 이번 주 0.01% 떨어지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문배동과 이촌동 등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루어진 영향이다.
그동안 서울 집값은 대출 규제와 가격 부담 속에 강남권에서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키 맞추기’ 현상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성북구(14.87%), 서대문구(12.40%), 노원구(11.51%), 동대문구(11.42%) 등 강북권 주요 지역은 올해 누적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지수를 하강선에서 방어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곽 지역마저 상승 탄력이 둔화하는 양상이다. 동북권 주간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44%에서 이번 주 0.28%로 축소됐다. 중랑구(0.56%→0.25%), 도봉구(0.54%→0.23%), 관악구(0.46%→0.21%) 등 외곽 중저가 지역의 오름폭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남권의 약세 지속과 강북권의 상승폭 축소가 맞물릴 경우 서울 아파트값이 연말이나 내년 초를 기점으로 보합 또는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내다본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매수 여력이 소진되면서 상급지 이동 등 거래 순환이 막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집값 하락 전환 시점을 빠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로 예상한다”며 “외곽 지역의 상승폭마저 줄어든다면 서울 전체 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전셋값 상승과 절대적인 공급 부족이 매매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어 연말까지는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적어도 연내는 가격 부담이 낮은 중저가 단지와 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계속되면 장기 확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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