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 붕괴사고’ 참사…상판 침하 점검 중 발생한 ‘인재(人災)’

박준범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5-27 18:28:18

상판 침하 징후 발견하고도 현장 진입 강행…안전조치 미흡

[도시경제채널 = 박준범 기자] 지난 26일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는 이날 오전에 발견된 상판 침하 현상을 점검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날 새벽 작업 중 이미 상판이 주저앉는 이상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하부 지지대를 보강하는 등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강행했다는 점에서 안전불감증이 불어온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이날 사고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구간 가운데 경의선이 지나는 과선(철도와 도로 교차) 구간에서 발생했다. 해당 구간은 열차 운행을 고려해 오전 1시30분부터 4시까지만 작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서울 서대문구 고가차도 붕괴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새벽 상판 절단 과정에서 상판이 2.9cm가량 주저앉은 것이 발견돼 시공사는 서울시, 감리,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단을 꾸려 합동 안전진단을 진행하기로 했다.

안전진단에는 사상자 5명을 포함해 총 9명이 투입됐고, 이들은 상판(슬래브)과 교량 상판 아래에서 구조물을 지탱하는 기둥 역할인 ‘거더’ 사이로 들어가 침하 정도를 파악하고 있었다.

최진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오후 2시께 안전진단을 진행하던 중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고 후 구조 작업은 오후 4시40분에 완료됐다. 확인된 인명피해는 총 6명으로, 현장 점검자 5명(감리단장,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서울시 공무원 2명)과 현장 하부에 있던 서대문구청 소속 운전 공무원 1명이다. 이 가운데 3명이 부상을 당했고,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3명은 목숨을 잃었다.

서울시는 현재 인명 구조를 마무리하고 현장 안전 조치와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성보 서울시장권한대행은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시는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안전 확보와 피해자 지원, 사고 수습·복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참사는 과선 구간에서 발생해 열차 운행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사고 여파로 서울-행신역 구간의 KTX 운행을 중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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