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윤현중 기자] 17일 열린 쿠팡 국회 청문회는 김범석 의장의 불참 속에 기존 논란을 넘어선 새로운 의혹들이 대거 제기되며 사실상 ‘총체적 진상 규명’의 장으로 확대됐다.
이훈기 의원 “일용직 정보 최대 1천만 건 추가 유출 가능”… 쿠팡 “없다” vs 전문가 “충분히 가능”
쿠팡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에서 가장 먼저 터져 나온 의혹은 일용직 노동자 정보의 대규모 추가 유출 가능성이었다.
이훈기 의원은 “현재 확인된 3,370만 건 외에도 최대 1천만 건이 추가로 유출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쿠팡이 배송·하차·쿠팡이츠 배달 등 일용직 노동자들의 질병·진단·치료 내용·건강검진 결과 등 민감정보를 단 하루 근무해도 수집하고 10년간 보관했다고 밝혔다. 월 수만 명이 근무하는 구조상 10년 누적 시 수백만~천만 명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의원은 “노동자가 정보 삭제를 요구해도 쿠팡은 이를 거부했고, 문제 제기를 지속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려 다시는 일하지 못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추가 유출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김승주 고려대 교수는 “유사 사례를 보면 추가 유출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데이터베이스 전체가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우영 의원 “한국 돈 150억 들고 미국 백악관 로비… 한국을 디지털 식민지로 만들 셈인가”
김우영 의원은 쿠팡의 미국 로비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미국 상원 로비 보고서(LDA)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4년간 약 150억 원을 미국 정치권 로비에 사용했으며, 2024년에는 로비 지출이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2025년에는 로비 대상이 미 의회에서 백악관·NSC·국무부·USTR 등 미국 행정부 핵심 기관으로 확대됐다.
김 의원은 “매출의 99%가 한국 국민에게서 나오는데, 그 돈으로 미국 정부를 동원해 한국 정부 규제를 압박하는 것은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특히 쿠팡이 USTR·NSC를 로비한 점을 두고 “한국 공정위 제재를 한미 통상 갈등이나 안보 문제로 둔갑시키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토종 기업’이라 주장하면서도 불리할 때는 ‘미국 기업’이라며 규제를 회피한다”며 “이는 한국 소비자와 국회를 역으로 압박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헌 의원 “쿠팡, 청문회 전날 SEC에 먼저 보고… 국민보다 투자자 먼저 챙겼다”
이정헌 의원은 쿠팡이 청문회 하루 전 미국 SEC에 개인정보 유출을 선제 보고한 사실을 공개하며 “국민 앞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투자자만 의식한 대응”이라고 질타했다. SEC 제출 문건에는 이번 사안을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Significant Cybersecurity Incident)’라고 명시하면서도, 동시에 “영업에는 중대한 차질이 없다”고 강조한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이 의원은 “공시 의무가 없음에도 SEC에 먼저 보고한 것은 한국 국회 청문회로 투자자가 동요할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저스 대표는 “정보 비대칭 해소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의원은 “결국 투자자에게 ‘영업 영향 없음’을 먼저 전달하려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청문회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넘어 추가 유출 가능성, 미국 로비 의혹, SEC 선제 보고, 내부 관리 부실, 언어 조작 논란까지 다양한 의혹이 한꺼번에 제기되며 사실상 쿠팡의 경영·보안·윤리 전반을 검증하는 자리로 확대됐다.
김범석 의장의 불참 속에 국회는 “책임 회피”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여러 의원들은 “특별법 제정”, “정밀 조사”, “징벌적 과징금 강화” 등을 요구했다. 청문회는 끝났지만, 제기된 의혹의 규모와 성격을 고려할 때 향후 국회·정부의 추가 조사와 입법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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