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최강호 기자] 금융위원회가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이달 17일부터 원칙적으로 차단한다. 강남3구 아파트값은 6주 연속 내림세이나,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 구매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실질적 매물 소화 효과를 두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위원회가 4월 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막기로 확정했다. 시행 시기는 4월 17일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상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총 약 1만7천건(4조1천억원)이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2천건(2조7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대출 만기를 반복 연장하는 관행이 복수 주택 보유를 가능하게 하고 매물 잠김과 가계부채 팽창을 동시에 야기한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 배경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적 대출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지속 유입되며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투기적 목적의 1주택자에 대해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추가 규제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4월 17일부터 2채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개인과 임대사업자(법인 포함)는 수도권·규제지역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4월 1일 기준 유효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돼 있다면 계약 종료일까지 연장이 허용되며, 4월 16일까지 이뤄진 묵시적 갱신이나 발표일로부터 4개월 이내(7월 31일 포함)에 종료되는 임대차계약에 갱신청구권이 행사된 경우도 갱신 종료 시점까지 연장을 인정한다.
이미 가격 지표에는 선반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기준으로 강남3구는 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서초구(-0.02%)와 송파구(-0.01%)는 낙폭이 줄었지만 하락 흐름이 유지됐고, 강남구는 -0.22%로 낙폭이 되레 확대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일부 지역의 양도 차익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부담에 보유세 강화 전망까지 겹쳐 해당 지역 가격이 추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6년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를 전년 실적(1.7%)보다 낮은 1.5%로 설정했다.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매물 출회를 뒷받침하기 위한 보완 장치도 마련됐다. 무주택자가 다주택자의 전세 낀 매물을 올해 12월 31일까지 매수(토지거래허가신청 접수 기준)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할 경우, 토지거래허가제의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유예한다. 전세 승계를 조건으로 한 무주택자의 매수를 한시적으로 열어둔 것이다.
다만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제기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퇴로를 열어주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되지만,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가 매물을 소화할 구매력이 있는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가계부채 총량 관리 강화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규제 대상이 주담대를 낀 아파트에 한정된 만큼 시장 전반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규모는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추가 규제를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탈법·편법 대출 행위에 대한 점검도 강화해, 2021년 이후 실행된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전면 점검하고 적발 시 대출 회수와 수사기관 통보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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