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전세사기 피해가 누적 3만5천여 건을 넘어서는 등 사회적 파장이 계속되면서 국회와 서울시가 제도 선과 현장지원을 통해 피해 완화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피해자로 최종 인정된 건수는 35,909건에 달하며,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만 664건이 새로 결정됐다. 피해자 지원은 피해주택 매입, 금융지원, 법률·심리치료 서비스 등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청년층과 수도권 중심 피해가 두드러지면서 주거 불안과 사회적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는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입법에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의원은 23일 임대인 파산 시 임차인의 보증금 못돌려 받는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파산·개인회생 절차에서 임차보증금 우선변제권을 비면책채권으로 명시하고, 임차인에게 경매신청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동일한 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임에도 불구하고 도산절차 유형에 따라 보호 수준이 달라지는 불합리한 결과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현행법은 파산절차에서 임대인이 면책결정을 받으면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채권 전액이 면책 대상이 되어 소송이나 강제경매를 통한 회수가 불가능하다. 반면 개인회생절차에서는 우선변제권 범위 내에서는 면책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어, 같은 보증금을 두고도 절차에 따라 다른 운명을 맞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 왔다.
염 의원은 “임차보증금은 단순한 채권이 아니라 국민의 주거와 생계를 지탱하는 기반”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형식적 권리에 머물던 우선변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과 함께 서울시는 피해주택 관리 공백을 메우기 위한 현장 지원에 나섰다.
임대인이 잠적해 공용시설 수리조차 불가능한 피해주택에서 임차인들이 불편과 불안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전세사기 피해주택 안전관리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피해주택의 승강기·소방시설 등 안전관리 비용은 전액 지원하고, 긴급 보수공사비는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요건은 △전체 세대의 1/3 이상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주택 △임대인 소재 불명 및 연락 두절 상태 △공용부분의 안전 확보가 시급한 경우 등이다. 본래 보수공사에는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지만, 임대인이 잠적한 경우에는 ‘피해 임차인 동의’로 대체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사업 실효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피해 임차인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주택실은 피해주택의 안전 확보와 피해 복구가 시급한 긴급 공사에 대해 세대 수에 따라 최대 2천만 원까지 유지보수 비용을 지원하고, 소방안전 관리 및 승강기 유지관리 대행비용도 피해로 발생한 공가 세대 수만큼 지급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임대인이 잠적해도 피해 임차인이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와 서울시의 이러한 노력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안정과 재산권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현장적 대응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도 개선을 통해 임차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현장 지원을 통해 피해주택의 안전을 확보함으로써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결국 전세사기 피해는 단순한 개인적 손실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 다수가 청년층이라는 점에서 주거 불안은 곧 미래세대의 삶의 기반을 흔드는 문제로 이어진다. 국회와 서울시의 대응은 이러한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며, 향후 제도적 보완과 지속적인 현장 지원이 병행될 때 피해자들의 삶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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