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구정 다른 구역은 건설사별 홍보관 운영이 기본인데… 들러리 시공사 규합해 조합 흔들기, ‘하향 평준화’ 우려
- 성수동에선 ‘150평 자사 홍보관’ 요구, 압구정에선 ‘합동 운영’ 주장… 유불리에 따른 현대건설의 ‘고무줄 잣대’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압구정 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이 시작부터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일부 건설사들이 수십억 원을 들여 마련된 경쟁사의 개별 홍보관을 무력화하고, 좁은 상가 한 곳을 임차해 ‘합동 홍보공간’을 운영하자고 주장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공정 경쟁을 차단하고 특정 업체의 수의계약을 돕기 위한 판짜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다른 구역은 VVIP 대우를 받는데 우리만 홀대받는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최된 압구정 5구역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8개 시공사와 조합 간에 별도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향후 ‘홍보 운영 방안’이 논의되었는데, 현대건설을 비롯하여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일부 건설사들은 “건설업자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공간 1개소를 지정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이를 두고 이것은 단순한 홍보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경쟁사의 입찰을 원천 봉쇄하려는 불공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수주 의지가 강력한 경쟁사가 압구정 5구역 인근에 수십억 원을 들여 자사 홍보관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현대건설 등의 행보는 명백한 '기울어진 운동장 만들기'라는 지적이다.
"경쟁사 수십억 투자 매몰시키고, 불공정 환경 만들자"는 ‘발목 잡기’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5구역 입찰을 준비 중인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강남 핵심 권역에 수십억 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 조합원들을 위한 자사 홍보관을 마련했거나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건설 등이 주도하여 "개별 홍보관을 불허하고 구역 인근 상가를 임차해 합동으로 홍보공간을 운영하자"는 주장을 조합이 관철할 경우, 경쟁사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준비한 공간을 조합원들에게 보여줄 기회조차 박탈당하게 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를 비롯한 경쟁사의 강점을 두려워한 현대건설이, 합동 홍보공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상대방을 ‘무장 해체’ 하려는 전략"이라며, "이는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경쟁사가 아예 입찰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불합리한 진입 장벽 세우기"라고 꼬집었다.
"압구정은 원래 '자사 홍보관'이 기본… 왜 5구역만?"
압구정 내 타 구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로 압구정 2·3구역의 경우, 각 시공사가 자사의 역량을 총동원한 개별 홍보관을 운영하는 것이 관례였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2구역 수주 이전부터 ‘압구정 현대’ 홍보관을 개관하고 적극 활용하여 2구역 조합원에게만 개별 홍보를 진행한 바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에도 압구정 2구역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 7일에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하고 프라이빗 홍보관을 운영했다. GS건설은 ‘자이갤러리’를 운영하며 압구정4구역 조합원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한 바 있다.
유독 5구역에서만 이러한 '압구정 스탠다드'를 무시하고 현대건설을 비롯한 일부 건설사들이 '합동 홍보공간 운영'을 주장하는 것은, 경쟁사가 준비한 고퀄리티 홍보·제시안과 현대건설의 제안이 비교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기울어진 운동장‘ 분위기를 조성하여 발을 빼게 만듦으로서 수의계약 수순을 밟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기 마련된 홍보관을 인근 3구역에 집중하느라 5구역에는 힘을 빼려는 것 아닌가", "구역에 별도 홍보 공간을 조성하고, 비용 부담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하려고 자사 홍보관을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홀대론'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합동 홍보 공간 소식을 들은 한 조합원은 "옆 구역들은 조합원을 VVIP로 확실히 대우하더니, 우리 5구역은 ‘돗대기시장’ 같은 공간에 모으려 한다"며, "우리가 3구역의 '2중대'도 아니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들러리 내세워 조합 흔들기?… "수의계약 위한 포석 의심"
더 큰 문제는 이러한 '1개소 합동 홍보 공간' 주장이 실제 입찰 의지가 없는 소위 '들러리 건설사'들을 통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실제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을 건설사들에게 합동 홍보관 지지를 요청하고, 이를 통해 '다수결'의 모양새를 만들어 조합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는 조합원들로 하여금 경쟁력 있는 시공사들이 불공정한 룰에 실망해 입찰을 포기하게 만들고, 결국 현대건설이 손쉽게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따내려는 '큰 그림'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한 조합원은 "우리 구역이 특정 건설사의 수의계약 제물이 되지 않으려면, 모든 건설사가 준비된 공간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수동에선 "자사 홍보관 150평 짓겠다" 읍소… 현대건설의 '두 얼굴'
현대건설의 이중적인 태도 또한 경쟁사 죽이기 의혹을 뒷받침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19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조합에 공문을 보내 "효과적인 설명을 위해 150평 규모의 개별 홍보관이 필요하다“며, "조합의 승인만 있으면 설치 가능하다"고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성수동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위해 150평 공간이 필수라던 현대건설이, 압구정 5구역에서는 "상가 홍보공간 합동 운영"을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압구정 5구역 조합원을 기만하는 행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천 명 조합원이 좁은 상가에서?… '알 권리' 침해 넘어 '안전'도 위협"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압구정 5구역 조합원은 1천 명이 넘는데 일반적인 구역 내 상가 한두 칸을 임차해 여러 건설사가 합동 홍보 공간으로 쓸 경우,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모형 등 홍보물 설치가 어렵고, 다수 인원이 몰릴 경우 안전사고 위험까지 제기는 것.
정비업계 관계자는 "도면 한 장 제대로 펼치기 힘든 좁은 공간에서는 조합원분들의 제대로 된 알 권리를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쾌적한 별도 홍보관에서 여유롭고 안전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시공 품질과 제안을 비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조합원 권익 보호"라고 강조했다.
압구정 5구역이 품격에 걸맞은 최고의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특정 업체의 ‘가두리 홍보’ 꼼수를 배격해야 한다. 모든 참여사가 준비된 역량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조합원들의 권익과 구역의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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