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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앞 ‘세운4지구′ 서울시‧유산청 갈등…국무총리실 행정협의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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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앞 ‘세운4지구' 서울시‧유산청 갈등…국무총리실 행정협의 신청

윤문용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0 10:07:33
세운4구역 둘러싼 갈등 계속…지난달 행정협의조정위에 공문 제출
유네스코에도 입장 전달…"서울시, 세계유산영향평가 선행 필요"
허민 국가유산청장 "유산 보호와 양립 가능한 개발 방안 도출해야"
종묘를 둘러싼 재개발을 두고 서울시-국가유산청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이 신청됐다.
/ 연합뉴스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宗廟) 앞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행정조정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문화유산 보존과 도심 개발이라는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해를 넘겨 이어지는 갈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앞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안건으로 다뤄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달 정식으로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이 있을 때 이를 협의하거나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3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무총리가 위촉한 민간위원 4명과 재정경제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기획예산처장관, 국무조정실장, 법제처장, 그리고 안건과 관련된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 중 위원장이 지명하는 위원 등이다.

지방자치법과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당사자의 양쪽이나 어느 한쪽이 서면으로 위원장에 신청할 수 있으며, 위원회 결정 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

국가유산청이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안건을 신청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2년 김포 장릉 인근에 국가유산청 허가 없이 건설된 아파트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입주를 유보하기 위해 신청했으나, 소송이 진행되면서 각하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서울시가 (세운4구역의) 일방적인 통합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선행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묘 맞은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특히 세운4구역 문제는 해묵은 과제다.

이 일대는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재개발을 추진했으나 역사 경관 보존과 수익성 확보, 잦은 사업 계획 변경 등으로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다.

국가유산청 심의를 거쳐 2018년 건물 높이를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로 협의했으나 지난해 서울시는 최고 145m(양각 규정 적용 시 141.9m)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이후 재개발 사업이 종묘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세계유산영향평가 시행 여부, 경관 공동 실측 조사 등을 놓고 양측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의 권고에도 서울시가 '국제적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네스코 내에서 세계유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인 세계유산센터는 지난해 3월과 11월 공식 서한을 보내 종묘 앞 재개발 사업의 영향을 평가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요청에 서울시가 표명한 입장, 최근의 논의 진행 상황, 국가유산청 차원의 법·제도 정비 노력 등을 정리해 지난달 유네스코에 회신했다.

국가유산청 측은 "서울시가 영향평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누락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현하며 (서울시와) 지속해 협의하겠다는 의지 등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현 상황에서 서울시가 제안한 '4자 협의체' 참여는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허 청장은 "현재 주민대표회의가 160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 송사 관계에 있는 당사자와 협의체를 구성해 영향평가 여부 등을 논의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국가와 국가유산청 허민 청장, 전·현 궁능유적본부장, 유산정책국장에게는 각 20억원씩 총 100억원을, 담당 업무를 맡은 과장·사무관 등 6명에게는 1인당 10억원씩 총 60억원을 청구한 상태다.

허 청장은 "청장 이하 모든 직원이 해야 할 업무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데 손해배상 대상이 된 점에 대해 유감"이라며 "관계 법령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가 (종묘 관련)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통해 유산 보호와 양립할 수 있는 현명한 개발 방안을 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묘 앞 재개발 문제가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제12기 민간위원 임기는 지난해 3월까지였으며, 현재 차기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논의는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뤄진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세계유산법에 따른 영향평가를 (서울시 측에) 요청해 국내법적으로도 이행의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으로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함께 한국의 첫 세계유산에 올랐다.

[저작권자ⓒ 도시경제채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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