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거울샷에서 원정대까지…현장 참여가 새로운 공부법”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최근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는 ‘임장 데이트’라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커플이 운동복 차림으로 아파트 단지를 돌며 엘리베이터 거울샷이나 단지 내 조경 시설 앞에서 찍은 인증 사진을 올리는 방식이다.
단순한 방문을 넘어 ‘발도장 찍기’가 하나의 놀이처럼 소비되고 있으며, 짧은 릴스 영상으로 “신혼부부의 00지역 임장기” 같은 브이로그가 공유된다. 기자가 직접 현장에 나가 보니, 실제로 단지 곳곳에서 휴대폰을 들고 촬영하는 젊은 부부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커뮤니티·블로그에서 ‘임장 보고서’로 진화
SNS의 가벼운 인증 문화와 달리, 부동산 커뮤니티와 블로그에서는 훨씬 체계적인 임장 후기가 쏟아진다.
10~20명이 모여 조별로 지역을 훑는 ‘임장 스터디’에서는 강사가 확성기를 들고 입지를 설명하고, 참가자들이 지도에 메모하는 모습이 흔하다.
7일 기자가 참여한 서대문 임장 모임에서도 참가자들은 “20평대가 11억 원”이라는 설명에 탄식을 내뱉으면서도 꼼꼼히 필기를 이어갔다.
블로그에는 김포·천안 등 특정 지역을 다녀온 후 급매물 가격표와 평면도, 인프라 사진을 정리한 ‘임장 보고서’가 올라오며, 이는 초보자들에게 사실상 교재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 동행 ‘임장 원정대’와 재개발 체험
최근에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임장 원정대’가 성행한다. 전세·매매 타이밍을 분석하며 현장을 걷는 방식으로, 참가자들은 “책으로만 공부하다가 현장에서 소장님과 상담하니 이해가 훨씬 빠르다”고 말한다.
기자가 마포 재개발 구역을 함께 돌았을 때, 노후 주택 단지 앞에서 강사가 “이 구역은 관리처분인가 단계”라고 설명하자 참가자들이 즉석에서 지분 계산을 해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체험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실전 학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민폐 임장’ 논란과 에티켓 문제
다만 임장 열풍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났다. 실제 매수 의사 없이 떼를 지어 방문하거나, 신혼부부인 척 연기하며 집을 구경한 뒤 SNS에 후기를 올리는 사례가 늘면서 ‘민폐 임장 크루’ 논란이 불거졌다.
중개사와 집주인들은 “관심 없는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만 찍고 간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기자가 현장에서 만난 중개사 역시 “요즘은 임장객이 너무 많아 상담이 어렵다. 진짜 매수 의사가 있는지 구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자가 체험한 임장 현장
기자가 직접 참여한 서대문·마포 임장에서는 2030 세대의 불안과 기대가 교차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 급매물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 속에 모였지만, 실제로는 매물이 거의 없었다.
참가자들은 “현장에 와보니 용산 100억 매물 얘기만 듣는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나 추위 속에서도 꼼꼼히 메모하고 사진을 남기는 모습에서, 임장이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투자 공부’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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