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무효로 판결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납부한 수조 원 규모의 관세 환급 가능성이 열렸다. 그러나 복잡한 법적 절차와 정부의 ‘기업 자율 대응’ 기조 속에 기업들은 환급 시도조차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지난 4일 연방대법원 판결을 후속 조치로 받아들여,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수입업자들에게 반환하는 절차를 즉시 개시하라고 행정부에 명령했다. 리처드 이턴 판사는 “모든 수입업체가 환급 대상”임을 명시했으며, 이에 따라 최소 1,800~2,000개 기업이 줄소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환급 절차는 결산(Liquidation) 단계에 있는 물품에 대해 관세를 징수하지 말라는 지시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수입업자가 환급을 받기 위해서는 결산 완료 후 18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해야 하며, 이미 재무부 계좌로 이체된 관세는 별도의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환급 여부가 결정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의원이 7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5일부터 적용된 상호관세 품목은 모두 환급 대상이며, 국내 기업 약 6천여 곳이 해당된다. 환급 규모는 약 35억 달러(5조 원)에 달하지만, 기업들은 복잡한 소송 절차와 비용 부담,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가능성 때문에 환급 시도조차 망설이고 있다.
정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판결 내용을 분석했지만, 기본 입장은 “환급 신청은 기업 자율 판단에 맡긴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인 지원은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은 법률 자문과 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사실상 소송 제기조차 불가능하다.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없다면 환급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와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 과정에서 관세 환급 문제를 공식 의제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직접 환급이 어렵다면 향후 부과될 관세에서 감면 조치를 받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정부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법률 자문 등 실질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자근 의원은 “정부가 국민과 기업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며 외교·통상 협상력의 한계를 비판했다. 결국 기업들은 환급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정부의 소극적 대응 속에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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