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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7억의 결단’, 대통령의 한 채가 시장에 던질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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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7억의 결단’, 대통령의 한 채가 시장에 던질 질문

윤문용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6 15:58:25
기사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4일 임기를 시작해, 이제 8개월에 불과하다. 2030년 6월 퇴임까지 앞으로 4년이 넘게 이 대통령의 거처는 청와대 관저지만, 시장의 눈은 벌써 성남 분당구 수내동의 ‘금호1단지’ 아파트로 향한다. 최근 이곳이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되면서, ‘대통령의 자택’은 단순한 사유재산을 넘어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됐다.

특히 최근 대통령이 엑스(X)를 통해 쏟아내는 메시지들은 시장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대통령은 “불로소득 공화국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다주택자들은 탐욕을 내려놓고 시장 안정에 동참하라”며 주택 매각을 강권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이에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등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금호1단지 자택 소유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 대통령은 “저는 1주택자이며, 퇴직 후 돌아갈 주거용 집일 뿐”이라며 “집을 팔라고 강요한 적 없고, ‘너는 왜 안 파냐’는 비난은 사양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퇴직 후 돌아갈 집"이라는 해명은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힌다.

우선 재건축 일정이 문제다. 성남시 고시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정비 목표 연도는 2035년으로, 이 대통령이 퇴임하는 2030년 6월 무렵에는 한창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퇴임 직후 거처가 필요한 시점에 정작 본인의 집은 '공사 현장'이 되어 있을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전직 대통령 경호다. 

역대 전직 대통령들이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사저로 택했던 이유는 보안과 이웃 주민의 불편 때문이다. 층간 소음이나 공동현관 보안 등 아파트 특성상 24시간 밀착 경호를 수행하기엔 제약이 많고, 경호 인력이 상주하며 발생하는 주민 불편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결국 대통령이 실제 분당 아파트에 거주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자택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첫째, ‘부동산 불패’ 신화에 균열을 내는 강력한 시그널이 된다.

현실적으로 거주하기 힘든 ‘재건축 대어’를 과감히 매각함으로써, 엑스에서 외치는 “매각 권유”가 진심임을 증명할 수 있다. 이는 백 마디 담화문보다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둘째, 정치적 도덕성의 선점이다.

야당의 ‘내로남불’ 공세를 원천 차단함과 동시에, 집값 안정에 사활을 건 국정 운영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셈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자, 정책 결정자가 시장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마지막으로 ‘똘똘한 한 채’ 신화에 대한 강력한 사형선고가 될 수 있다.

그간 강남권과 분당 등 핵심지의 가격 상승은 다주택자의 투기 못지않게, "가장 확실한 한 곳에 집중하겠다"는 1주택자들의 '똘똘한 한 채' 심리가 견인해 온 측면이 크다. 대통령이 직접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자택을 매각하는 것은, "수도권 핵심지 아파트는 영원한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에 균열을 내는 가장 확실한 경고가 될 수 있다.

물론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정’과 ‘정의’를 가치로 내건 정부라면, 대통령 스스로가 자산 가치 상승의 수혜자가 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임기가 4년 이상 남은 지금, 현실적으로 거주도 어려운 집의 시세 차익을 과감히 포기하는 행보는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에 전례 없는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대통령의 분당 자택은 이제 단순한 아파트 한 채가 아니다. 그것은 시장의 투기 심리를 잠재울 '폭탄'이 될 수도, 혹은 불공정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퇴임 후의 현실적 제약을 인정하고 결단을 내리는 것, 그것이 이 대통령이 엑스에서 약속한 ‘부동산 정상화’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일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도시경제채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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