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서울시가 야심 차게 띄운 '한강버스'가 운항 재개 이후에도 여전히 '대중교통'과 '관광 상품'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표류하고 있다.
1,400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며 "출퇴근길을 바꿀 혁명적 수단"이라고 홍보했지만, 현실은 20분에 달하는 승하차 시간과 멀기만 한 접근성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외면받는 처지다.
이제는 '대중교통'이라는 허울뿐인 명분을 내려놓고, 실질적인 '가성비 한강 관광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옥철'의 대안? 차라리 '한강의 낭만'을 팔아라
현재 한강버스가 직면한 비판의 핵심은 '교통수단으로서의 비효율성'이다.
1분 1초가 아쉬운 출근길에 강바람에 따라 출렁이는 배를 기다리고, 또 한참을 정박하는 과정을 견딜 시민은 많지 않다.
지하철 9호선 급행보다 느리고 걷는 거리는 더 긴 구조에서 '대중교통'이라는 이름표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반면, SNS와 커뮤니티에서 터져 나오는 "3,000원으로 누리는 최고의 노을 뷰", "가성비 유람선"이라는 호평에 주목해야 한다.
시민들은 이미 한강버스를 교통수단이 아닌, 저렴한 비용으로 한강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관광 자산'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명분보다는 실리, '관광 셔틀'로의 발상 전환
한강버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빠른 배'가 되려는 헛된 노력을 멈추고, '가장 즐거운 배'가 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첫째, 운행 콘셉트의 전면 재수정이 필요하다. 억지로 급행 노선을 만들어 배차 간격을 좁히는 데 급급하기보다, 주요 관광 거점을 잇는 '테마 노선'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선내 콘텐츠의 다양화다. 단순히 좌석만 있는 배가 아니라 한강의 역사나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혹은 선상 카페 기능을 강화하여 '이동'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셋째, 이용권의 유연성이다. 출퇴근용 정기권보다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하루 종일 자유롭게 내리고 탈 수 있는 '원데이 패스' 같은 관광 특화 요금제를 주력으로 내세워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진솔한 행정'
서울시는 더 이상 '대중교통 분산 효과'라는 숫자에 집착해 시민들을 설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
억지로 끼워 맞춘 명분은 예산 낭비 논란만 부추길 뿐이다.
차라리 "시민들에게 저렴하고 품격 있는 한강 휴식권을 제공하겠다"는 솔직한 방향 선회가 필요하다.
한강버스가 텅 빈 '출퇴근용 유령선'이 될지, 아니면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르는 '서울의 아이콘'이 될지는 오직 시의 유연한 판단에 달려 있다.
대중교통이라는 무거운 외투를 벗어 던질 때, 비로소 한강버스는 가볍고 활기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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